식음료 고물가에…일정·경비 줄여도 '여행 엥겔지수'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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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과 식음료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여행지에서 지출하는 비용 중 식료품과 비주류음료가 차지하는 비중, 이른바 '여행 엥겔지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여행 경비에서 식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한 것은 계속되는 물가 상승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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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경비 23만원, 1일 7만8000원
코로나 기간 계속 늘다 작년 9월 정점 후↓
식음료비 늘고 숙박비는 감소
외식과 식음료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여행지에서 지출하는 비용 중 식료품과 비주류음료가 차지하는 비중, 이른바 '여행 엥겔지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으로 야외활동 인구가 늘어난 가운데 먹을거리 비용 부담으로 숙박비를 낮추고 기간을 줄이는 '알뜰 여행'이 고물가 시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12일 소비자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매달 여행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내 여행비 지출 추이 기획조사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설문 응답자의 여행 경비 가운데 식음료 비중이 34%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9월 32%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2위는 숙박비로 26%를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이 비용은 2%포인트 줄었다.
전체 여행 경비에서 식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한 것은 계속되는 물가 상승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111.12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9% 올랐지만, 휴가나 여행과 관련이 있는 '음식 및 숙박' 항목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7.38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해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대비 2배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식 물가지수도 117.66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3% 뛰어 상승 폭이 컸다. 외식과 음식·숙박 물가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계속해서 웃돌고 있다.
여행객들은 식음료 지출에 따른 경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숙박비를 낮추면서 여행 일정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대처하는 분위기다. 설문 조사 결과 5월 기준 국내여행의 1인당 총경비는 평균 23만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했던 지난해 9월 27만9000원보다 4만9000원 줄었다. 하루 7만8000원꼴이다. 같은 시기 평균 여행 기간도 3.16일에서 2.96일로 단축됐다.
컨슈머인사이트가 개발한 코로나여행지수(TCI)에서는 5월 국내여행 총경비 TCI가 108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 올랐다. 올해 3월 117에서 3개월간 계속 감소하고 있다. TCI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과 현재의 차이를 비교하는 데 쓰이는 지수다. 100을 기준으로 숫자가 클수록 증가한 것으로, 작을수록 감소한 것으로 본다. 2019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소비자물가지수가 11.5%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실제 여행경비는 줄었다고 볼 수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여행 계획을 세우는 이들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우선으로 목적지를 정하고 항공과 숙박, 관광지 방문 등의 일정을 선택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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