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갤러리 같은 공장…'시몬스 팩토리움' 가보니

최동현 2023. 7. 12.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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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이천시 모가면 소재 시몬스 매트리스 생산공장
R&D 센터·생산라인 등 일반인에 투어 제공
이천 핫플된 '시몬스 테라스'서 지역 상생 도모
경기 이천시 모가면에 위치한 시몬스 팩토리움'.

시몬스가 2017년 경기 이천시 모가면 7만4505㎡ 부지에 1500억원을 투자해 조성한 '시몬스 팩토리움'.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라는 광고로 친숙한 시몬스 침대는 모두 이곳에서 탄생한다. 팩토리움은 제조시설을 뜻하는 '팩토리(Factory)'와 보여준다는 의미의 '리움(Rium)'의 합성어다. 전문 큐레이터의 안내로 일반인들에게까지 침대 생산 전 과정을 공개하는 시몬스는 그만큼 보여주는 것에 자신있다. 지난 11일 찾은 시몬스 팩토리움은 기름 냄새와 먼지 자욱한 공장이 아닌 은은한 디퓨져 향이 코를 간질이는 갤러리 같았다.

붉은색 벽돌로 지어진 시몬스 팩토리움으로 들어가 가장 먼저 마주한 건 수면 연구개발(R&D) 센터다. 이곳에선 41종의 시험기기로 250여개 세부 테스트를 진행한다. ‘롤링 테스트’ 공간에선 최대 140㎏ 무게의 육각 원통형 롤러가 매트리스 위를 강하게 누르며 앞뒤로 구르고 있었다. 분당 15회 속도로 10만번 이상 굴려 매트리스 원단의 훼손이나 스프링의 휘어짐 정도를 측정한다.

매트리스 위에 볼링핀 3개를 세우고 100cm 위에서 볼링공을 떨어뜨리는 '수직 낙하 측정기'도 흥미로웠다. 시몬스 고유의 포켓스프링과 타사 스프링의 지지력을 비교하는 테스트다. 여러번 반복되는 실험에서 시몬스 제품은 볼링핀이 단 한차례도 넘어지지 않았다. 시몬스 관계자는 "볼링공 실험은 1995년 TV 광고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면서 "시몬스가 대중에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킨 계기가 된 실험"이라고 소개했다.

스프링의 독립 지지력을 테스트하는 '수직 낙하 측정기'.(사진출처=시몬스)
시몬스 팩토리움 수면 연구개발(R&D) 센터에서 매트리스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사진출처=시몬스)

시몬스는 매트리스 3대 안전 키워드로 라돈·토론 안전인증,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친환경 등을 제시한다. 시몬스는 국내 침대업체 중 유일하게 가정용 매트리스 전 제품에 발암물질인 라돈과 토론 안전 인증을 획득했다. 시몬스는 한국표준협회(KSA)로 제품을 보내 테스트하는 것 외에도 R&D센터 내 별도 공간을 꾸려 원자재와 완제품에 대한 라돈 테스트도 상시로 한다. 시몬스 관계자는 "전 제품 라돈인증 유지는 라돈사태 이후 소비자들과 한 약속"이라며 "가장 편하게 오래 머무는 공간이 침대인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있다"고 말했다.

시몬스는 독자 개발로 특허까지 취득한 신소재 '맥시멈 세이프티 패딩'(MAXIMUM SAFETY PADDING)을 적용해 난연 매트리스를 개발했다. 혹시 모를 화재 발생시 불이 빠르게 확산하는 걸 막아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미국·영국·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난연 매트리스 유통을 법제화 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법이 미비하다. 그럼에도 시몬스는 모든 가정용 매트리스에 난연을 적용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시몬스 관계자는 "가정에서 일어나는 화재 사고에서 의외로 매트리가 발화원이 된 경우가 많다"면서 "시몬스의 난연 기술 하나만 보고 침대를 재구매했다는 고객도 있었다"고 전했다.

시몬스 팩토리움 내 매트리스 생산라인.(사진출처=시몬스)

매트리스 생산공장으로 이동해 암막이 쳐진 공간에 멈춰섰다. 직원이 버튼을 누르자 암막이 위로 걷히더니 매트리스 생산라인이 한눈에 펼쳐졌다. 마치 공연 관람객이 2층에서 아래로 무대를 내려다보는 것처럼 꾸며졌다. 각 라인마다 직원들이 매트리스 스프링부터 내장재, 커버 등을 꼼꼼히 검수하고 있었다. 매트리스를 하루 평균 600개, 최대 1000개까지 생산한다. 박상우 시몬스 브랜드커뮤니케이션부 이사는 "그동안 팩토리움에서 스프링을 만들기 위해 소비한 경강선만 155만km"라며 "지구 36바퀴를 돌 수 있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경강선은 스프링을 꼬아 만들기 위한 원자재다.

시몬스 팩토리움 인근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천의 '핫플'로 통하는 '시몬스 테라스'가 위치해 있다. 시몬스 테라스는 브랜드 체험 공간과 카페, 박물관 등으로 꾸려진 복합 문화공간이다. 프랑스 출신 유명 일러스트 작가 장 줄리앙이 이곳을 다녀가 벽면이나 유리창 곳곳에 그림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그림을 찾은 뒤 '인증샷'을 찍는 재미가 쏠쏠하다. 2018년 9월 문을 연 이후 지난해 9월 기준 누적 방문객은 60만명을 돌파했다. 전날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시몬스테라스'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약 11만개에 이른다.

시몬스 테라스에서는 해마다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도 열린다. 이천 지역 농가에서 재배한 농·특산물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한 직거래 장터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일환으로 2018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다. 박 이사는 "일정 금액의 농산물을 선구매해 참여 농가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있다"며 "시몬스가 지향하는 순환식 사회공헌의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시몬스 테라스'에 조성된 침대 박물관 '헤리티지 앨리'.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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