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냉탕] 10K+@ 투구=승수 추가 실패...이상한 징크스 빠진 안우진
안희수 2023. 7. 12. 07:08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24)이 3경기 연속 4실점 이상 기록했다. 특유의 위력적인 구위를 보여줬지만, 마지막에 웃지 못했다.
안우진은 1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고척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6과 3분의 1이닝 동안 5피안타 11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2~6회 완벽한 투구로 삼진쇼를 펼쳤지만, 7회 초 갑자기 흔들렸고, 구원 투수까지 난조를 보이며 실점이 늘어났다.
안우진은 시즌 14번째 등판이었던 6월 22일까지 1점(1.61)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최근 3경기 연속 실점 관리에 실패하며 이 기록이 2.44까지 치솟았다. 키움이 2-4로 패하며 시즌 5패(6승)째를 당하기도 했다.
안우진은 1회 초 고전했다. 선두 타자 김민혁에게 던진 포심 패스트볼(직구)가 통타 당하며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후속 타자 김상수에겐 커브가 빗맞아 우익 선상 안타로 이어지며 2·3루에 놓였다.
이 상황에서 실점 위기를 최소화했다. 중견수 이정후의 호수비 덕분이다. 위기에서 앤서니 알포드에게 가운데 외야로 잘 맞은 타구를 허용했지만, 이정후가 몸을 날려 공을 잡아냈다. 3루 주자 김민혁은 태그업 뒤 홈을 밟았지만, 2루 주자의 진루는 막았다.
안우진은 이후 리그 대표 파이어볼러다운 위력을 보여줬다. 후속 타자 박병호를 내야 땅볼 처리했고, 5번 타자 장성우는 시속 144㎞/h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삼진 처리했다.
안우진은 2회부터 삼진쇼를 펼쳤다. 2회는 황재균과 이호연, 문상철을 모두 삼진 처리했다. 3회도 선두 타자 배정대와 후속 김민혁에게 삼진을 솎아냈다. 1회 2사부터 6타자 연속 탈삼진이었다.
결졍구도 다양했다. 장성우와 황재균 그리고 배정대는 슬라이더, 이호연은 체인지업, 문상철과 김민혁은 모두 직구로 잡아냈다. 안우진은 4회도 선두 타자 알포드와 박병호를 상대로 삼진을 추가했다. 4회까지 8개.
안우진은 5회 1사 뒤 이호연에게 다시 탈삼진을 잡아냈다. 백미는 주자를 2루에 두고 상대한 대타 강백호와의 승부. 강백호는 최근 컨디션 난조로 2군에 있다가 이날 1군에 콜업됐고, 이강철 감독의 승부수로 나섰다.
안우진은 초구부터 시속 155㎞/h 강속구를 뿌렸다. 체인지업 1개를 보여준 뒤 직구가 아닌 몸쪽(좌타자 기준) 커브로 다시 타이밍을 빼앗았다. 결국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커브로 삼진을 잡아냈다. 지난 5월 6일 SSG전 이후 10경기 만에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2022) 탈삼진왕(224개) 다운 위력. 하지만 안우진은 웃지 못했다. 순식간에 흔들렸다. 7회 초 선두 타자 박병호에게 좌전 안타, 장성우에게 진루타, 황재균에게 볼넷을 내주며 놓인 위기에서 앞서 삼진 2개를 잡아낸 이호연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1-1 균형이 깨진 순간이었다.
키움 벤치는 이 상황에서 안우진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투구 수가 120개였다. 벤치의 교체 타이밍이 한 박자 늦었다.
키움은 구원 투수 양현이 문상철에게 진루타를 맞은 뒤 조용호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2점 더 내줬다. 모두 안우진의 책임주자였다.
안우진이 또 4실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5와 3분의 1이닝 5실점) 4일 NC 다이노스전(6이닝 4실점)에 이어 3경기 연속 4실점 이상 기록했다.
키움은 이어진 8회 말 공격에서 김혜성이 적시타를 치며 1점을 추격했지만, KT 필승조 상대 추가 득점에 실패하며 2-4로 패했다. 안우진도 패전 투수가 됐다.
공의 위력을 보면 안우진의 현재 페이스를 슬럼프로 꼽긴 어렵다. 하지만 결과는 분명히 이상 기류가 감지된다.
안우진은 이날 탈삼진 11개를 기록했다. 올 시즌 다섯 번째 '한 경기 두 자릿수' 탈삼진이었다. 하지만 그가 이런 탈삼진쇼를 펼친 5경기에서 거둔 승수는 없다. 패전만 3번, 승패를 기록하지 않은 경기는 2번이다. 키움의 승전은 4월 1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스코어 2-1)이 유일하다.
안우진은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 투수답게 탈삼진으로 그라운드를 장악한다. 공교롭게도 그런 경기에서 유독 승운이 없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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