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 대회마다 기록 경신, 여고부 '해머 헤라클레스' 김태희

배중현 2023. 7. 1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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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부터 3개월 연속 여고부 한국기록 경신
최근에는 61m24로 개인 첫 60m까지 돌파
원반던지기에서 해머던지기로 종목 전환
항저우 AG 대표 발탁, 메달 희망 키우는 중
여자 해머던지기 대표인 김태희. 김태희는 최근 출전하는 대회마다 여고부 한국기록을 갈아치우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대한육상연맹 제공


여자 해머던지기 대표 김태희(18·이리공고)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태희는 최근 한국 육상에서 가장 '핫'한 선수다. 출전하는 대회마다 기록을 경신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 시작은 지난 5월 열린 제51회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였다. 당시 비가 내리는 악조건 속에서 경기가 열렸는데 김태희는 6차 시기에서 58m84를 기록, 13년 만에 여고부 한국기록(종전 57m74)를 갈아치웠다.

여자 해머던지기 차세대 에이스로 발돋움한 그는 지난달 다시 기록을 경신했다. 제20회 예천 아시아U20육상경기선수권대회 결선에서 59m97을 던져 동메달과 함께 여고부 한국기록을 1m13 늘렸다. 상승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김태희는 지난 6일 제52회 전국종별육상 경기선수권대회에서 61m24를 기록했다. 그는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60m는 연습 때도 넘기지 못했다. 정말 깜짝 놀랐다"며 "왜 그런지 나도 모르겠다. 선생님(코치)님이 알려주시는 대로 꾸준히, 열심히 한 것밖에 없다"며 웃었다.

전라남도 해남 출신인 김태희는 초등학교 때 육상을 시작했다. 전남체육중학교를 거쳐 원반던지기 선수로 전남체육고등학교에 진학했다. 하지만 성적이 좋지 않아 진로를 고심하다가 전학을 결정했다. 김태희는 "(원반던지기) 기록이 너무 안 나왔다. 부모님께서 여러 군데 물어보셔서 고등학교 1학년 말 때 이리공고로 전학을 왔다"며 "코치님이 딱 보시더니 해머(던지기)를 하는 게 좋겠다고 하셔서 종목을 바꿨다"고 말했다.

해머를 던지는 김태희의 경기 모습. 대한육상연맹 제공


김영훈 이리공고 감독은 "김태희는 탄탄한 피지컬(신체조건)을 바탕으로 계속 성장하는 선수"라며 "(해머를 던질 때) 회전력과 뿌리는 능력도 좋다. 가족이 선수를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여자 해머던지기 한국기록은 2012년 5월 강나루가 달성한 63m80이다. 60m를 돌파한 김태희에게 이는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지난해 6월 출전한 제50회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김태희의 기록은 53m28이었다. 불과 1년여 만에 8m가량을 늘린 만큼 3m 이내로 접근한 한국기록을 넘어서는 건 시간 문제로 받아들여진다. 김태희는 "단기적인 목표는 한국기록이다. 길게 보면 (파리) 올림픽 출전과 70m를 넘기는 거"라며 "훈련을 열심히 하다 보면 70m는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긍정했다.



김태희는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다. 한국 육상은 이번 대회 총 42명의 선수가 출전하는데 고등학생은 남자 높이뛰기 최진우(울산스포츠과학고)와 김태희 둘뿐이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AG 여자 해머던지기에서는 일본의 히토미 가츠야마가 62m95를 기록해 동메달을 땄다. 한국기록을 넘어서면 메달권 진입을 노릴 수 있다. 여고생 육상선수로 유일하게 태극마크를 단 김태희는 "(육상을 시작한 걸) 후회하지 않는다. 너무 재밌다. 원반 던질 때 기록이 저조했어도 마찬가지였다"고 껄껄 웃었다.

노래 부르기가 취미라는 김태희는 '피겨 여왕' 김연아가 롤모델이다. 그는 "강한 정신력을 배우고 싶다"며 "(항저우 AG에선) 경기 끝나고 후회하지 않도록 떨지 않았으면 한다. 개인 최고 기록만 세우고 오자는 생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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