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해 후 조립 사용까지...‘속옷 검사 논란’ 부른 팬들의 전자기기 반입 [줌인]
지승훈 2023. 7. 12. 06:00
뚫으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의 처절한 두뇌싸움이다.
그룹 앤팀 팬사인회에서 속옷 검사 논란이 벌어지면서 팬들과 소속사 간 긴장 관계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속옷 검사까지 했다는 것은 인권을 무시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얼마나 정도가 심했으면 속옷 검사까지 해야 했을까 싶은 생각도 드는 게 사실이다.지난 8일 진행된 앤팀의 팬사인회에서 팬들을 상대로 보안 요원의 속옷 검사가 진행됐다며 불만을 제기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행사 주최 측인 위버스샵은 “아무리 보안 상의 이유라고 해도 그것이 팬분들을 불편하게 할 근거가 될 수는 없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향후 개선안을 준비하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사과했다.
과잉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도를 넘는 팬들의 에티켓도 차제에 논의될 필요가 있다. 당시 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전자장비를 몸에 숨겨 반입한 팬이 상당수였고 이에 보안 체크를 더욱 엄격하고 철저히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보안 요원이 팬들을 일일이 검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상황까지 발생했다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주최측에서 제시하는 사항들을 어기는 일부 팬들이다. 아이돌그룹 다수가 소속된 한 기획사 관계자 A씨는 “아이돌 관련 거의 모든 행사에서는 휴대폰 외에 촬영 및 녹음이 가능한 전자기기들이 반입이 금지된다. 하지만 이런 기기들을 갖고 입장하려는 분들이 매번 발견된다. 한 두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 있다 보니 소속사 입장에서도 보안 검사를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획사 B 이사는 “요즘은 웬만해서는 보디 터치 없이 기계로 보안 수색을 진행한다. 그럼에도 전자기기가 발견되면 스스로 제거를 요청하는데 끝까지 수색을 거부하는 분들이 꽤 있다”며 “고성과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사태도 빈번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기본적으로 아이돌 그룹 행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공연, 콘서트 등에서는 사진 촬영이 불가하다. 해당 아티스트, 그리고 행사 주최측이 갖고 있는 저작권을 침해받을 뿐더러 행사 진행에도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외부로 새어나가면 안되는 정보가 있을 수 있고 행사에서 이뤄지는 일들의 저작권은 해당 주최 측이 갖고 있기도 하다.
그렇기에 전자기기 반입을 통제하려고 하는 것. 하지만 최근에는 이 전자기기들이 휴대가 용이하게 소형화되고 있어 통제가 더욱 어려워졌다. 공연 관계자들에 따르면 부피가 크고 고성능인 촬영기기의 경우 분해 후 여러 명의 일행이 나눠서 몸에 지니고 입장하는 등 밀반입을 위한 시도도 다변화되고 있다. 각자 따로 입장 후 촬영기기를 조립하고 사용하려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생생한 모습을 촬영해 사진과 영상을 소유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개인 소장을 넘어 촬영된 콘텐츠를 팬들 사이에서 사고 파는 행위가 벌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일부 팬들은 자신이 촬영한 사진으로 연예인 관련 비공식 굿즈를 만들어 팔아 문제가 되기도 했다.
법무법인 율촌의 이원석 변호사는 “연예인의 사진을 이용하거나 유명인의 성명, 초상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연예인이나 소속사로부터 상업적 이용에 대한 동의를 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해당 연예인 관련된 상품을 제작, 판매할 경우 저작권 침해로 범법행위”라고 설명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촬영하기 위해 위해 허락되지 않은 공간에 전자기기를 반입하는 건 소속사의 굿즈와 충돌해 결과적으로 해당 아티스트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 소속사와 팬들의 이해가 적정 선에서 정리돼야 하는 이유다. 특히 최근에는 일부 팬들의 전자기기 반입 행태가 더욱 과열되고 있기에 에티켓이 정착되지 않는 한 속옷 검사 논란 같은 문제는 계속 되풀이 될 수도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팬들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카메라가 아닌 눈에 직접 담아가셨으면 한다”며 바람을 전했다.
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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