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블리자드 인수 ‘청신호’...美가처분 기각에 英도 재검토(종합)

뉴욕=조슬기나 2023. 7. 12. 05: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역대급 ‘테크 메가딜’로 주목받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청신호'가 켜졌다. 미국 법원이 연방거래위원회(FTC)와의 법정 다툼에서 MS의 손을 들어준 데 이어, 앞서 인수에 제동을 걸었던 영국 경쟁 당국도 재검토 의사를 밝혔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의 재클린 스콧 콜리 판사는 11일(현지시간) MS의 블리자드 인수 거래를 중단하도록 금지 명령을 내려달라는 FTC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콜리 판사는 결정문을 통해 "이 합병이 콘솔, 구독 서비스 또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킬 것이라는 FTC의 주장이 가능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면서 "반대로 기록들을 살펴볼 때 '콜 오브 듀티'를 비롯한 블리자드 콘텐츠에 소비자들이 더 많이 접근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기각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MS는 지난해 초 블리자드를 당시 주가 기준으로 약 69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테크 분야 최대 규모로 성사 시 ‘세기의 딜’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블리자드는 ‘콜 오브 듀티’, ‘캔디 크러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인기 게임을 보유한 개발사다. 이번 인수를 통해 텐센트, 소니에 이은 세계 3위 게임사로 도약한다는 것이 MS의 구상이었다. 당초 MS는 오는 7월18일까지 인수를 마무리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FTC는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할 경우 게임 시장의 경쟁 약화가 우려된다며 지난해 말 인수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MS가 행정소송 이전 블리자드 인수 작업을 진행하지 못하도록 임시효력을 구하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도 냈다. 이에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FTC가 아닌, MS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브래드 스미스 MS 부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신속하고 철저한 결정을 내려준 법원에 감사하다"며 "규제 당국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창의적이고 협력적으로 일할 것"이라고 환영했다. 바비 코틱 블리자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인수합병이 소비자, 근로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FTC 대변인은 "게임업계에 미칠 명백한 위협을 고려할 때 실망스러운 결정"이라며 "며칠 내 시장 경쟁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다음 단계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은 기각 결정과 별도로 지난달 13일 내린 합병안 임시 금지 명령(temporary restraining order)을 오는 14일 오후 11시 59분까지 연장했다.

WSJ는 "이번 결정은 미국에서 두 회사의 인수합병에 장애물이 없음을 의미한다"면서 "MS가 8월로 예정된 FTC 청문회 이전에 인수 작업을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FTC가 항고에 나설 수도 있으나 이는 드문 일이라는 평가다. 이 매체는 연초 FTC가 메타플랫폼의 스타트업 인수와 관련해서도 인수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당했고, 이후 인수를 막기 위한 노력을 포기했다는 점을 짚었다. 경제매체 CNBC도 "두 회사가 인수합병 완료에 더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같은 날 영국에서도 희소식이 들려왔다. 지난달 반독점 우려를 이유로 인수 불허 결정을 내린 영국 경쟁시장청(CMA)이 미국 법원의 판결이 나온 직후 입장을 바꾼 것이다. CMA 대변인은 "최종 보고서에 명시된 우려 사항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거래 조건을 재구성하려는 MS의 제안을 고려할 준비가 돼있다"면서 "영국에서 항고 절차도 중단하기로 MS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CMA의 불허 결정에 MS가 항고하면서 7월28일부터 관련 심리가 시작될 예정이었다.

스미스 부회장은 "오늘 미국 법원의 판결에 따라 우리의 초점은 다시 영국으로 돌아간다"면서 "CMA의 우려에 동의하지 않지만, CMA가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MS가 블리자드 인수를 완료하기 위해서는 영국, 미국, 유럽연합(EU) 등의 승인을 받아야만 한다. WSJ는 "MS는 각국으로부터 인수 승인을 받기 위해 1년 반을 보냈고, 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서로 다른 접근방식을 가진 경쟁당국을 설득하는 것이 얼마나 까다로운지 보여준다"면서 "마지막 장벽을 뚫고 인수합병을 성사시킨다면 이는 게임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지부진했던 MS의 블리자드 인수 행보가 청신호를 켜면서 주가도 치솟았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블리자드의 주가는 전장 대비 10.02% 상승한 주당 90.99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92.91달러도 찍었다. 앞서 MS가 블리자드 인수가를 주당 95달러로 제시한 점을 고려할 때 추가 상승 기대감도 제기된다. 같은 날 MS는 강보합 마감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