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교훈 없었나, 요즘 세상에···SSG 2군 또 폭력사태 충격

이형석 2023. 7. 12.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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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SG 랜더스 제공
프로야구 SSG 랜더스 퓨처스(2군)리그 선수단 내에서 배트를 이용한 폭행과 가혹 행위가 연이어 벌어졌다.

내야수 A는 지난 6일 점심시간에 2군 훈련장인 인천 강화 SSG 퓨처스파크에서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선수들을 불러 모아 얼차려를 지시했다. 올해 입단한 신인 내야수 B의 행동을 문제 삼아서다. 투수 C는 부당한 가혹행위를 당한 이유를 파악하고선 B를 탓하며 배트로 폭행했다. 이어 외야수 D도 후배들을 집합시켜 가혹행위를 저질렀다. 단체 가혹행위에 2, 3차로 추가 가해가 개별적·집단으로 이어진 셈이다. 

SSG의 한 코치가 경기 전에 B의 몸 상태를 확인하다가 불미스러운 사건을 확인했다. 이후 구단 수뇌부에 보고했고,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한 SSG는 곧바로 한국야구위원회(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SSG는 경위서를 작성해 KBO에 제출했다. KBO 관계자는 "현재 심도 있게 조사를 진행 중이며, 상벌위원회 등 후속 조치가 이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단순 얼차려가 아닌 야구 배트를 사용한 폭행이기에 관련자의 중징계가 불가피하다. SSG는 사건을 인지하자마자 이번 얼차려 및 폭행에 연루된 모든 선수를 경기 및 공식 활동에서 배제 조치했다. 

구단 관계자는 "B가 E와 농담조의 대화를 나누던 중 A가 이를 듣게 됐다. 평소에도 B의 표정과 태도에 불쾌함을 느낀 A가 (자신보다 나이 어린 선수들을) 집합시켰다"고 했다. 이어 C, D의 폭행 및 가혹행위에 대해서도 파악했다. 구단 관계자는 이어 "현재 선수들 사이는 잘 봉합됐다. 이런 일이 발생해 팬들과 야구 관계자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KBO 조사 결과가 나오면 (징계 등) 추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과거 선수단 내에서 만연했던 가혹행위는 최근 대부분 사라졌다. 아마추어 시절 폭행 전력이 알려져도 프로 입단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런데 프로 구단에서 폭행 및 가혹행위가 벌어진 건 충격적이다. 구단 측에 따르면 현재 B는 C에 대한 처벌 의사가 없다고 한다. 

지난 2020년 7월 SK 와이번스(SSG의 전신)에서도 2군에서 선배들이 후배 선수에게 물리적인 체벌을 가하는 폭행 사건이 알려져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당시 선배들이 음주 운전과 무면허 운전, 숙소 무단 외출을 한 후배들에게 훈계를 이유로 얼차려와 폭행을 가했다. 당시 SK 구단은 이 상황을 인지하고도 KBO에 신고하지 않아 파장을 키웠다.
사진=SSG 제공
KBO는 당시 관련 선수들에게 출전정지와 제재금을 부과했다. KBO에 신고하지 않은 SK 구단에는 2000만원의 제재금을 내렸다. 당시 SK는 공식 사과문을 통해 "선수단 관리에 허점을 노출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잘못의 정도에 따라 '원스트라이크 아웃(퇴단)'을 적용할 수 있도록 관리 규정을 개정하고, 시스템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3년 만에 선수단 내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 발생했다. KBO는 이번 사건에 대해 다음주쯤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징계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원형 SSG 감독은 11일 "감독으로서 내 불찰이다. 요즘 세상에는 그런 일이 생기면 안되는데"라며 "선수단 관리 소홀에 너무 죄송하다. 재발 방지에 더 힘 써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인천=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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