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체력' 조코비치, '살인 일정' 딛고 윔블던 4강+33연승

피주영 2023. 7. 12.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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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일정 속에서도 윔블던 4강에 진출한 조코비치. 로이터=연합뉴스

노박 조코비치(36·세계랭킹 2위·세르비아)가 3일 연속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이겨내고 윔블던 테니스 대회 4강에 진출했다.

디펜딩 챔피언 조코비치는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2023 윔블던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안드레이 루블료프(25·세계 7위·러시아)에 3-1(4-6 6-1 6-4 6-3)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윔블던 3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그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회 4연패(통산 7회 우승)를 달성했다. 2020년 대회는 코로나19 여파로 열리지 않았다. 조코비치는 야닉 시너(22·세계 8위·이탈리아)를 상대로 결승행을 다툰다.

조코비치는 승리가 확정되자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메이저 대회에선 보기 드물게 3일 연속 경기에 나서는 '살인 일정'을 딛고 승리했기 때문이다. 그는 후베르트 후르카치(26·세계 18위·폴란드)와의 16강전을 9일과 10일 이틀에 걸쳐 이어진 '1박2일 매치'로 치렀다. 밤 11시 이후에는 지역 주민의 불편을 줄이고자 경기를 하지 않는 ‘윔블던 커퓨(curfew·통금시간)’ 때문이다.

루블료프를 상대로 노련한 경기 운영을 펼친 조코비치. AP=연합뉴스

9일 앞선 두 경기가 모두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으로 이어지면서 조코비치-후르카치전은 오후 8시 가까이 돼 시작했다. 조코비치가 세트스코어 2-0의 리드를 잡았을 때 오후 10시 35분이 되면서 심판은 경기를 중단했다. 이튿날인 10일 속개된 경기에서 조코비치는 3세트를 내줬지만, 흔들리지 않고 3-1(7-6〈8-6〉, 7-6〈8-6〉, 5-7, 6-4)로 이겼다.

조코비치는 강서브를 앞세운 루블료프에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맞섰다. 상대의 빠르고 강한 공격에 서두르지 않고 랠리를 펼쳐 실수를 유도했다. 그 결과 첫 세트를 내주고도 2~4세트를 차근차근 따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루블료프는 경기 후반 평정심을 잃고 실수를 연발했다. 조코비치는 집중력을 잃지 않고 포인트를 따내는 강철 체력을 과시했다.

이제 그는 우승까지 2승만을 남겨뒀다. 조코비치는 올해 윔블던에서 우승하면 통산 8번째로 '황제' 로저 페더러(42·은퇴·스위스)와 함께 윔블던 147년 역사상 가장 많이 우승한 선수가 된다. 만 36세인 그는 또 2017년 페더러가 만 35세에 세운 윔블던 남자 단식 최고령 우승 기록 경신에도 도전한다. 동시에 메이저 대회 23회 우승으로 이 부문 단독 선두인 그가 24회 우승으로 2위인 라이벌 라파엘 나달(37·스페인·22회 우승)과 격차를 2승으로 벌린다.

생애 첫 윔블던 8강에서 조코비치에 막혀 탈락 루블료프. AFP=연합뉴스

올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조코비치가 윔블던마저 휩쓸 경우 한 해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도 눈앞에 둔다. 테니스 역사상 로드 레이버(1962, 69년 2회·호주)와 돈 버지(1938년·미국), 두 선수만 달성한 대기록이다.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은 오는 8월 열린다.

조코비치는 승리 후 코트 인터뷰에서 "수치나 통계는 그저 숫자일 뿐이다. 지금은 그것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오직 다음 경기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압박과 부담을 즐긴다. 이 또한 선수의 특권"이라면서 "아무리 많은 우승을 하고, 경험이 많아도 사라지지 않는 감정인데 나에겐 동기부여가 된다. 최고의 경기력을 끌어낸다"고 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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