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00년에 한번 내릴 폭우”… 지구촌 곳곳 이상기후로 몸살
인도에도 40년 만 가장 많은 비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뉴욕주에서는 1000년에 한 번 발생할 만한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고, 인도 북부에서도 몬순(우기) 폭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남반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이례적으로 눈이 내렸다.
10일(현지시간)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전날 뉴욕주 허드슨 밸리 일부 지역에 최대 203㎜(잠정치)의 비가 내려 주요 도로와 다리가 통제됐다. 뉴욕주 당국은 이번 비로 인한 피해액이 수천만 달러일 것으로 추정했다.
전날 뉴욕주 웨스트포인트에 6시간 동안 내린 강수량은 190.5㎜(잠정치)로 기록됐다. CNN은 “NOAA의 강우 기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000년에 한 번 발생할 강우 확률”이라고 설명했다. 폭우는 버몬트주 남부도 강타했다. 이곳에서 주말 내린 비의 양은 평소의 한 달 치 이상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폭우로 버몬트주에서만 도로 최소 24곳이 유실됐고, 사망자도 발생했다.
해수면 온도도 기록적인 수준으로 올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날 플로리다 최남단 키 지역 연안 해수면 온도가 33~35도로 충격적인 온도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플로리다 남단 늪지대 국립공원인 에버글레이즈 부표 온도는 이날 35도까지 치솟았다. NOAA는 플로리다 연안 온도가 해안지역 사회와 경제, 해양생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각’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앤드루 오리슨 NOAA 기상학자는 “바닷물이 너무 따뜻해서 (몸을) 식힐 수가 없다. 믿을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뜨거운 바다는 밤에도 온도를 식히기 어려워 내륙을 데우고 있다. 마이애미는 최근 30일 연속 37도를 넘어섰고, 이날도 43도까지 치솟았다.
캐나다에도 폭염이 찾아왔다. 북위 65도에 위치한 캐나다 최북단 노스웨스트 준주의 노먼 웰스 기온은 지난 8일 사상 최고인 37.7도까지 치솟았다. 준주는 북극해에서 불과 380㎞ 떨어진 곳이다. 캐나다의 극심한 열기는 전례 없는 산불 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 7월 첫 주 지구 평균기온이 역대 같은 기간 가운데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인도 북부에서는 지난 9일 내린 몬순 폭우로 피해가 잇따랐다. ‘수십년간 경험하지 못한 수준’으로 평가된 폭우로 수도 뉴델리를 지나는 자무나강 수위는 강 주변과 저지대에 사는 주민들을 위협했다. 자무나강은 북부 히말라야산맥에서 발원해 하리아나, 우타르프라데시, 우타라칸드, 델리주를 관통한다.
인도 기상청은 지난 9일 뉴델리의 일일 강수량이 153㎜로 관측됐다면서 7월 하루 기준 40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고 밝혔다. 폭우로 인한 사망자는 현재까지 49명이다.
가장 큰 피해를 본 히마찰프라데시주에서는 이 시기 평균 강수량의 10배가 넘는 비가 내렸다. NYT는 “2400㎞에 걸쳐 뻗어 있는 히말라야산맥의 일부 지역에서 기후변화의 영향이 이렇게 극명하게 나타난 적이 없었다”고 했다.
한국 관광객이 자주 이용하는 히마찰프라데시주 마날리와 찬디가르 간 고속도로의 여러 구간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도로 통행이 금지됐다. 연방정부 영토인 찬디가르는 북부 펀자브주와 하리아나주의 공동 주도(州都)로 기능한다. 인도 당국은 펀자브주에 구조인력 수백명을 투입했다.
인도 기상청은 앞으로 북부 지역에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당국은 10일에도 폭우가 이어지자 주의경보를 발령해 주민들에게 집 안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겨울에도 눈이 잘 오지 않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이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최대 도시인 요하네스버그 등에 눈이 내렸다. 현지 eNCA방송은 요하네스버그에 2012년 이후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고 보도했다. 지난 9일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한 웨스턴케이프주와 노던케이프주 고지대는 도로 곳곳이 폐쇄됐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송태화 기자 imu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현영, 월이자 7% 고리대금에 5억 투자…사기였다
- 故 최진실 딸 최준희, 외할머니 주거침입 신고
- “몰카범이다” 외침에…400m 빗속 추격한 식당 종업원
- 바람둥이 아랍왕자?…무슬림 비하 논란 터진 ‘킹더랜드’
- 스벅서 20대女 맨발로 벌러덩…직원 깨우자 30분간 욕설
- “1인 가구 70% 월세살이…가장 큰 지출 항목은 주거비”
- ‘캄보디아 김연아’ 스롱 피아비, 당구 새 역사 썼다
- ‘50년 만기’ 주담대 시대… 내집마련 앞당길까, 은행 배불릴까
- 아들 때린 父, 경찰차서 극단 선택…경찰 손 못썼다
- “귀여워서”…제주서 길고양이 만진 40대 SFTS 감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