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포용성 있는 공원과 놀이터

2023. 7. 12.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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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를 시작하면서 직장 가까운 서울 인왕산 곁에 자리 잡았다.

서울맹학교와 농학교 인근이라 출퇴근길에 장애 학생을 늘 마주했는데, 자연스레 장애인이 녹아드는 풍경에 익숙해졌다.

큰 근린공원은 장애인 접근이 어려운 산지형이 많다.

2004년 장애아동도 함께 놀 수 있는 '통합놀이터'가 제안됐고, 2016년 어린이대공원 꿈틀꿈틀 놀이터를 시작으로 29개까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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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수진 양천구 공원녹지과장


밥벌이를 시작하면서 직장 가까운 서울 인왕산 곁에 자리 잡았다. 서울맹학교와 농학교 인근이라 출퇴근길에 장애 학생을 늘 마주했는데, 자연스레 장애인이 녹아드는 풍경에 익숙해졌다. 중간중간 이사했다 돌아오기를 반복하다가 장애인과 공존하는 동네의 귀중함을 깨달았다. 다양성의 문제였다. 이곳에서 아이를 키우길 소망했고 꿈을 이뤘다. 아이와 함께 장애인을 마주할 때마다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만일 도움이 필요하다면 어떻게 접근할지 이야기 나눴다. 아이는 장애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자랐고, 조금 다른 친구와도 마음을 나눈다.

2022년 장애통계연보에 따르면 장애인구는 264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5.1%다. 20명 중 1명은 장애인인데, 그중 지체장애가 45%, 청각장애 15.6%, 시각장애 9.5% 순이다. 거리에 40명이 지나가면 지체장애인 1명, 200명이 지나가면 시각장애인 1명을 마주하는 게 정상이지만, 대개 집이나 전문시설에 머물기에 만나기 어렵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마찬가지라, 급기야 잊힌다.

공원도 마찬가지다. 큰 근린공원은 장애인 접근이 어려운 산지형이 많다. 그나마 양천구는 평지형 공원이 많은 편. 신트리공원에 전동휠체어를 타고 바둑을 즐기러 오시는 어르신들이나, 목동가온길 한쪽 낡은 평의자 대신 설치한 모던한 테이블 벤치에 전동휠체어를 세우고 흥겹게 담소하시는 할머니들 모습이 선하다. 접근성과 이용성은 포용성 있는 공원의 첫 단추다.

놀이터도 그렇다. 2004년 장애아동도 함께 놀 수 있는 ‘통합놀이터’가 제안됐고, 2016년 어린이대공원 꿈틀꿈틀 놀이터를 시작으로 29개까지 늘었다. 하나 전국 7만9000여개 놀이시설을 고려할 땐 더딘 걸음. 놀이시설 안전관리법과 배리어프리(BF) 인증 같은 규제 일변도를 뒤흔들 포용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 모든 놀이시설이 통합놀이터로 바뀌어 오히려 통합놀이터라는 용어가 퇴출될 날을 상상한다.

온수진 양천구 공원녹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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