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이상택 (12) 이 땅에 기독병원이 세워진 것은 하나님 은혜의 역사

우성규 2023. 7. 1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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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병원과 같은 국내 기독병원의 역사에 관해 말하고 싶다.

한국에서 효시는 미국 의료 선교사 알렌에 의해 1885년 4월 10일 세워진 광혜원(廣惠院)이다.

구한말 우리나라의 국운이 사실상 일본에 의해 기울 대로 기울어 가고 있던 상황에서 이 땅에 기독병원이 세워진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함께하신 은혜의 역사라 할 수 있다.

당시 조선의 정세로는 정식 선교사 입국이 어려웠는데 알렌이 의사 신분으로 방한한 것은 결과적으로 초기 복음 전파의 마중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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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료 선교사 알렌에 의해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기독 병원인 ‘광혜원’
왕실과 귀족 대상에서 만백성으로 확산
1969년 안양의원(뒤쪽 왼편 흰색 2층 건물)과 주변 거리 모습. 간호사가 당시 돌이 갓 지난 이대희 현 샘병원 이사장을 안고 있다.


샘병원과 같은 국내 기독병원의 역사에 관해 말하고 싶다. 한국에서 효시는 미국 의료 선교사 알렌에 의해 1885년 4월 10일 세워진 광혜원(廣惠院)이다. 구한말 우리나라의 국운이 사실상 일본에 의해 기울 대로 기울어 가고 있던 상황에서 이 땅에 기독병원이 세워진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함께하신 은혜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언더우드와 아펜젤러보다 반년 앞선 1884년 9월 한국을 찾은 알렌은 그 신분이 미국 공관의 공관의(公館醫)였다. 그는 원래 신학을 공부했으나 의료 선교사가 되기 위해 의학까지 공부해 1883년 의사 자격을 취득하자마자 곧바로 선교사로 자원했다. 당시 조선의 정세로는 정식 선교사 입국이 어려웠는데 알렌이 의사 신분으로 방한한 것은 결과적으로 초기 복음 전파의 마중물이 됐다.

공교롭게도 알렌이 입국한 그해 12월 우정국 사건으로 촉발된 갑신정변이 일어난다. 수구파의 리더 민영익이 개화파 자객의 칼에 혈관이 잘리는 등 치명상을 입게 된다. 당시 조정의 의술로는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에서 알렌은 서양 의술에 의한 대수술로 민영익의 생명을 살리게 된다. 이 사건은 후일 역사가들이 “조선의 불안한 상황 속에서 서양 과학을 통해 개신교 문호를 여신 하나님의 섭리였다”고 평가하는데 나 역시 전적으로 공감한다.

이를 계기로 조정에서 허락한 최초의 서양 병원이 바로 광혜원이다. ‘널리 은혜를 베푸는 집’이란 뜻의 이름을 가진 병원은 처음엔 왕실 귀족들만 대상으로 세워졌다. 하지만 곧바로 모든 백성을 구제한다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부합하게 제중원(濟衆院)으로 이름을 바꾼다. 이 병원이 현재의 세브란스병원 시초가 되는 등 선교의 정신으로 들어온 서양 병원은 머잖아 전국으로 확산하게 된다.

1886년엔 누구나 치료해 준다는 아름다운 이름의 여성 병원인 보구여관(普救女官)이 서울에 세워졌다. 1887년 고종이 이름을 지어준 시병원(施病院)에 이어 평양에 기홀병원, 부산에 일신병원, 대구에 동산병원, 전주에 예수병원, 개성에 남상병원, 청주에 청주진료소 등 16개 기독병원이 전국 주요 도시에 세워진다.

나는 알렌 선교사가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보다 6개월 먼저 한국에 들어왔다는 사실에서 묘한 영적 전율을 느낀다. 성경을 보면 세례요한이 예수님보다 6개월 먼저 나서 예수님의 길을 예비하셨다. 하나님께서 의사 알렌을 이 땅에 6개월 먼저 보내셔서 복음의 토양을 마련하셨다는 사실이 놀랍다. 실제로 광혜원 개원 닷새 전 한국에 도착한 언더우드 선교사는 곧바로 복음을 전할 수 없어서 잠시 광혜원에서 일하면서 그곳을 선교 거점으로 삼기도 했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복음이 먼저 기독병원 선교를 통해 교회를 세우게 되고, 교회와 함께 기독교 학교가 세워지는 순서로 확산해 갔으니 우리 기독병원이 갖는 사명감과 보람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정리=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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