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영, 슈투트가르트 이적 '등번호 10번+클린스만 후배'
정우영(24)이 독일 분데스리가 VfB 슈투트가르트로 이적했다.
슈투트가르트는 12일(한국시간) “독일 SC프라이부르크에서 정우영을 영입했다. 2026년 6월30일까지 계약을 맺었다. 등번호는 10번”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슈투트가르트는 2025년까지 프라이부르크와 계약됐던 정우영 영입을 위해 이적료 약 300만 유로(43억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독일로 건너간 정우영은 이날 메디컬테스트를 마쳤다.
파비안 볼게무스 슈투트가르트 스포츠 디렉터는 “정우영이 우리 유니폼을 입게 돼 매우 기쁘다. 그의 축구 기술은 우리 공격을 훨씬 더 다양하게 만들 것이다. 그는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미 상당한 분데스리가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기대했다. 정우영은 “슈투트가르트는 좋은 팀이고 이번 이적이 내게 적합한 단계라고 생각했다. 슈투트가르트에서 몇 차례 뛰었기에 경기장의 좋은 분위기를 잘 안다. 제가 이적하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이며 이곳에서 뛰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슈투트가르트의 제바스티안 회네스(41·독일) 감독이 ‘옛 제자’ 정우영을 강력하게 원해 계약이 성사됐다. 둘은 독일 바이에른 뮌헨 시절 사제지간이었다. 정우영은 2018년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한 뒤 19세 이하팀에서 뛰었는데, 당시 사령탑이 회네스였다.
바이에른 뮌헨 1군으로 콜업된 정우영은 19살이던 2018년 유럽 챔피언스리그 벤피카전에 나섰고, 이듬해 프라이부르크로 이적했다. 이후 정우영은 2020년 1월 바이에른 뮌헨으로 6개월간 재임대됐고, 바이에른 뮌헨 2군 감독이던 회네스 밑에서 뛰었다. 정우영은 후반기에 ‘하드캐리’하며 강등권이었던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회네스는 그 때부터 정우영의 재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부터 2022까지 독일 호펜하임을 이끌었던 회네스는 지난 시즌 도중인 4월에 슈투트가르트 지휘봉을 잡았다. 16위였던 슈투트가르트를 이끌고 함부르크와의 승강 플레이오프 1·2차전 합계 6-1로 승리해 1부리그에 잔류했다. 회네스는 새 시즌 윙어 정우영을 중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회네스는 울리 회네스 전 바이에른 뮌헨 회장의 조카이자, 바이에른 뮌헨 공격수 출신 디터 회네스의 아들이다.
정우영은 프라이부르크 소속으로 2021~22시즌 5골-2도움을 올려 유로파리그 진출에 기여했다. 그러나 2022~23시즌 리그 26경기에 출전했지만 주전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탈리아 매체가 최근 “SSC나폴리가 이르빙 로사노의 대체선수로 정우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이미 슈투트가르트와 협상이 진척됐다. 정우영은 독일 무대에서 여전히 능력을 인정 받고 있다.
정우영은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후배가 됐다. 클린스만은 선수 시절 1884년부터 89년까지 슈투트가르트에서 5시즌간 뛰었다. 1987~88시즌 19골로 분데스리가 득점왕을 차지했다. 클린스만은 1988~8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컵 결승에 올랐으나 디에고 마라도나가 이끌던 나폴리에 져 준우승에 그쳤다. 클린스만은 지난 6월 A대표팀에 정우영을 발탁할 계획이 있었지만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양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1999년생 정우영은 대표팀 동명이인 정우영(알 사드)과 구분하기 위해 ‘작은 정우영’이라 불린다. 카타르월드컵 가나전에 선발출전하기도 했다.
1893년 창단한 슈투트가르트는 2006~07시즌 등 분데스리가 5회, 포칼 3회 우승을 거둔 전통 있는 팀이다. 홈구장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는 6만명 이상을 수용한다. 엔도 와타루가 주장을 맡고 있고, 또 다른 일본 선수 하라구치 겐키, 이토 히로키도 뛰고 있다. 슈투트가르트 출신으로는 알렉산드르 흘렙, 뱅자맹 파바르 등이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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