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난 성수동 재개발…한강변에 50층 이상 ‘강북 랜드마크’ 우뚝 [감평사의 부동산 현장진단]

2023. 7. 11.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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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수인분당선 서울숲역 2번 출구로 나와 조금만 걸으면 바로 큰 사거리가 나온다. 서울숲입구교차로다. 맞은편 대각선 쪽에는 거대한 서울숲이 자리 잡고 있다. 사거리에서 서울숲역을 등지고 왼쪽으로 돌면 오른쪽에는 1994년 준공한 한진타운아파트, 2002년 준공한 강변건영아파트가 눈에 들어온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오면 서울경일초와 함께 한눈에 봐도 오래된 상가와 건물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여기서부터 바로 성수전략정비구역(1지구)이다.

뚝섬로에서 강변북로 사이를 넓게 아우르는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1가와 성수동2가에 걸쳐 퍼져 있다. 서울시가 성수전략정비구역 내 50층 층수 제한을 없애고 창의적인 디자인을 적용하면 추가 용적률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히면서 성수동 일대가 또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성수동 성수전략정비구역 1~4구역 재개발 정비계획 변경안’을 발표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따라 2009년 처음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이후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한강변 입지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35층 룰’ 등 새로운 제도 도입과 함께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인근 고급 아파트 입주와 함께 성수동의 입지적 장점이 부각되면서 성수전략정비구역 역시 사업에 조금씩 힘을 내는 모습이다.

서울시는 사업을 재개하고자 주민협의체를 통해 지역을 둘러싼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최근 정책·제도를 반영해 4개 지구별로 사업 추진이 가능한 정비계획 변경안을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계획대로 개발이 진행되면 성수동이 인근 한남뉴타운과 함께 강북을 대표하는 고급 주거 지역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미 성수동에는 뚝섬 상업지구 내 갤러리아포레(45층), 트리마제(47층), 아크로서울포레스트(49층) 등 초고가 아파트가 자리하고 있다. 성수동 삼표레미콘 옆 서울숲 주차장 부지에는 세계 최대 규모인 ‘서울 유니콘 창업허브(10만㎡)’가 조성될 예정이다. 이와 맞물려 성수전략정비구역에 8000가구 넘는 대단지가 들어서면 성수동은 신흥 부촌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높이 규제 사라지는 성수동

8000가구 이상 대단지로 재탄생

성수전략정비구역은 한강변을 따라 노후한 저층 주거·상가들이 밀집한 성수동1가와 2가 일대 53만㎡ 부지를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하는 사업지다. 이곳은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과 마주 보고 있으며 재개발 완료 후 일부 동·호수를 제외하면 영구적으로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부동산 시장에서 성수동이 항상 주목받았던 이유다.

서울시가 발표한 정비계획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층수 제한 폐지다.

우선 성수전략정비구역이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될 것을 가정해 기존 최고 50층 이하(높이 150m)였던 층수 규제를 풀었다. 층수 제한을 없애고 건축물의 높이는 건축심의위원회에서 유연하게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창의적인 디자인을 적용하면 건폐율·용적률 완화와 유연한 높이 계획이 가능한 특별건축구역(최대 용적률 360%)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서울시와 성수전략정비구역 조합 등에 따르면 이번 계획안을 활용하면 최고 높이 300m 아파트도 지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계산상 최고 60~70층 초고층 아파트도 들어설 수 있다는 얘기다.

성수동 일대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인 트리마제와 아크로서울포레스트는 각각 최고 47층(157.1m), 49층(199.98m)이다. 벌써부터 성수전략정비구역 내 일부 조합은 기존 50층보다 최고층을 더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있을지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예전보다 건축비 부담이 커졌다는 점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예전 정비계획보다 부지면적은 5만㎡ 늘리고 가구 수는 9% 이상 늘렸다. 이에 따라 총 단지 규모는 1~4지구를 합해 약 8200가구에 달할 전망이다. 또 서울시는 높이 규제를 완화하면서 일률적인 고층 건물이 아니라 리듬감 있는 물결 형태의 스카이라인 조성을 유도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지금은 강변북로에 가로막혀 있는 한강 접근성도 획기적으로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강변북로 위에 덮개공원(데크)을 조성해 걸어서 한강에 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문화·휴식·조망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게 공공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단지와 연결된 ‘석양 명소’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주민 의견 등을 반영해 연내 정비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후 건축심의를 거쳐 사업시행인가 등 추후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성수전략정비구역의 지구단위계획과 정비계획 변경안이 마련되면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실현될 것”이라며 “정비계획 변경 절차를 거쳐 연내 변경 결정이 완료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행정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성수전략정비구역 내 50층 층수 제한을 없애고 추가 용적률 혜택 받을 길을 열어주면서 성수동 일대가 또 한 번 주목받는다. (윤관식 기자)
4개 구역 모두 조합설립인가 완료

사업성은 1·4구역이 가장 높아

성수전략정비구역 정비계획 변경안이 발표되면서 현재 성수1~4구역의 지역별 사업 진행 상황에 관심이 쏠린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2020년 2구역을 마지막으로 4개 구역 모두 조합설립인가를 완료했다. 현재 건축심의 과정에 있다.

성수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성수전략정비구역은 4·1·3·2구역 순으로 조합이 설립됐지만 현재 사업 속도는 모든 구역이 비슷한 상황”이라며 “인근 한강변 개발지인 한남뉴타운과 압구정지구에서 개발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성수전략정비구역 역시 본격적인 시동을 거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성수1~4구역 중 시장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사업 지역은 1·4구역이다. 1구역은 부지면적(19만4000㎡)이 가장 넓다. 공급 물량 2909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이 2414가구에 달한다. 지구 내 가장 많은 물량이다. 수인분당선 서울숲역 도보 이용이 가능하며 서울 지하철 2호선 뚝섬역 역시 도보 10~15분 거리에 위치했다. 4개 구역 중 서울숲과 거리도 가장 가까워 개발이 마무리되면 랜드마크 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4구역은 8만9828㎡로 규모가 가장 작지만 조합원 비율이 낮아 사업성이 높다. 여기에 저층까지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강남으로 진입하는 영동대교에 인접해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2구역은 총 13만1980㎡에 1907가구가 조성된다. 강변북로 지하화가 현실화될 경우 한강수변공원 수혜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4개 구역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느렸으나 다른 사업장이 멈춰 서면서 2021년 교통영향평가를 마치고 건축심의 단계에 들어가 속도가 비슷해졌다. 2010년 6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3구역은 총 11만4193㎡ 부지에 1852가구 신축 단지로 탈바꿈한다.

성수1~4구역은 구역별로 조금씩 선호도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4곳 모두 강북에서 보기 힘든 한강변 평지에 자리해 개발 잠재력이 높다. 강북에서 한남뉴타운을 제외하면 가장 시세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이기 때문에 실거주 요건이 필요하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강승태 감정평가사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17호 (2023.07.12~2023.07.1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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