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이후 9년 통치…쁘라윳 태국 총리, 정계 은퇴 선언
2014년 쿠데타로 총리직에 오른 후 9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쁘라윳 짠오차(69) 태국 총리가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11일 로이터통신과 타이PBS 등 보도에 따르면 쁘라윳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정치를 그만두고 소속 정당인 루엄타이쌍찻당(RTSC)에서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차기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만 총리 자리에 있겠다"고 말했다.
쁘라윳 총리는 "총리로서 9년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국가의 안정과 평화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고, 국내외의 많은 장애물을 극복했다"고 자평했다.
쁘라윳 총리는 육군 참모총장이던 2014년 5월 쿠데타를 일으켜 총리가 됐다. 군부는 쿠데타 이후 약 5년 만인 2019년 3월 민정 이양을 위한 총선을 실시했고, 쁘라윳이 팔랑쁘라차랏당(PPRP) 후보로 직접 나서서 총리로 선출됐다.
군부는 총선에 앞서 2017년 개헌으로 군부가 임명한 상원의원 250명이 총리 선출에 참여하도록 했다.
쁘라윳 총리는 지난해 임기 논란으로 총리직을 잃을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야권이 쁘라윳 총리의 임기가 헌법상 최장인 8년을 넘겼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헌법재판소가 판결 전까지 총리 직무를 정지한 것.
그러나 헌재가 2017년 새 헌법이 공포된 시점부터 8년 임기를 따져야 한다고 최종적으로 판단하면서 쁘라윳 총리는 자리를 지켰다.
쁘라윳 총리는 올해 1월 PPRP를 떠나 RTSC에 입당하면서 다시 한번 총리직 연장에 도전했다.
이날 성명에서 그는 "국가, 종교, 군주제를 사랑하고 미래에 국가의 기둥이 될 수 있는 이념이 확고한 우수한 정당을 원했기 때문에 RTSC에 입당했다"고 말했다.
헌재 판결에 따르면 그는 다시 총리로 선출돼도 2년 동안만 더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총선에서 RTSC는 36석을 얻는 데 그쳤다.
쁘라윳 총리는 총선 전 "선거에서 패하면 정치를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 쉬겠다"고 말했지만, 총선 후 RTSC 측은 "쁘라윳 총리는 당을 떠나지 않고 수석전략가로 남아 계속 당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총선에서는 군주제 개혁과 징병제 폐지 등을 내건 진보정당인 전진당(MFP)이 151석을 얻어 제1당에 올랐다. 태국은 오는 13일 상·하원 합동 회의에서 총리를 선출한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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