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유니콘과 손잡고, 자회사 세우고…요즘 SI 업체는 ‘변신중’

최은경 2023. 7. 1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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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 업체 포스코DX가 물류자동화 로봇을 공급하는 프랑스 유니콘 '엑소텍'과 협력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사진은 엑소텍의 물류자동화 로봇 스카이팟. 사진 포스코DX


시스템통합(SI) 전문 업체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 개막과 함께 사업구조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주로 계열사 일감에 의존하던 것에서 벗어나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으로 위상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1일 포스코DX는 물류 자동화 로봇과 시스템을 공급하는 프랑스 유니콘(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엑소텍과 협력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015년 설립된 엑소텍은 물류창고의 물품을 자동 운송, 저장·검색, 적재하는 로봇 ‘스카이팟’을 개발해 미국·유럽·일본 등 80여 개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스카이팟은 저상형 무인운반시스템(AGV)과 자동적재 기능을 합친 자율이동로봇으로 최대 12m까지 제품을 저장할 수 있게 설계돼, 높이 제한이라는 기존 AGV의 단점을 보완했다. 이번 협력에 따라 포스코DX가 추진하는 통합 물류창고 프로젝트에 스카이팟을 적용할 계획이다.

박경민 기자

“기존 사업만으로는 성장 기대 못해”


포스코DX는 인천국제공항 수하물관리시스템(BHS)과 한진택배 대전 스마트 메가허브 터미널 구축 등의 스마트물류 사업을 해왔다. 석재호 포스코DX 물류자동화사업실장은 “인공지능(AI) 영상 인식,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 등 IT 융합기술을 활용해 스마트물류를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SK㈜ C&C는 디지털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 애커튼파트너스를 차렸다. 10일 출범한 이 회사는 디지털전환(DX)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 등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한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애커슨파트너스가) 사실상 사업 밑그림을 먼저 그려 고객을 발굴하는 ‘사전 영업조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 CNS의 'AI 코딩'이 자동으로 코드를 생성하고 있다. 사진 LG CNS

LG CNS는 AI, 삼성SDS는 클라우드


삼성SDS는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SCP)을 기반으로 종합적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 국내 최초 고성능 컴퓨팅(HPC) 전용 데이터센터를 열었다.

‘DX 전문기업’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강조해온 LG CNS는 AI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생성형 AI인 챗GPT를 기반으로 하는 코딩 지원 서비스 ‘AI 코딩’을 개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제조·금융·유통 등 다양한 업종의 SI, 시스템 운영(SM)에 AI 코딩을 적용해 품질 향상, 기간 단축 등으로 고객사의 서비스 개발 생산성을 30% 이상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챗GPT 등 AI 기술로 신규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박경민 기자


주요 IT 서비스 기업은 신사업에서 전체 매출의 10~30%를 올리고 있다. 서서히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다만 계열사 사업 비중이 여전히 60% 이상을 차지한다. 익명을 원한 또 다른 IT 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내부 사업 비중이 높지만 최근엔 계열사라고 해서 무조건 일감을 주지 않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업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신사업 발굴·육성은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SDS의 경우 클라우드 매출이 전체 IT 서비스 매출의 30%에 이르는 등 일부 업체에서는 이미 신사업이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며 “독자적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신성장동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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