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차 커져 외국 투자자 떠날까…"자본유출은 제한적"
미국이 기준금리를 또 올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미 사상 최대로 역전된 한·미 금리 차가 더 벌어지면, 외국인이 급격히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한·미 금리 차가 반드시 외국인 자본 유출로 이어지진 않는다며, 오히려 외국 자본 조달 비용 증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이 만만찮다.
한·미 금리 차 2%포인트 시대 오나
만약 Fed가 앞으로 최소 한 번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현재 3.5%인 한국 기준금리와 차이는 최대 2%포인트 이상 벌어진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2%포인트 이상으로 차이가 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커지는 자본 유출 우려…실제론 금리 영향 없어
하지만 실제 과거 사례에서는 한·미 금리 역전이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뚜렷하지 않았다. 10일 자본시장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한·미 금리가 역전한 시기는 ▶2000년 1월~2001년 3월 ▶2005년 8월~2007년 9월 ▶2018년 3월~2020년 2월 ▶2022년 7월~2023년 6월 총 4번이었다. 하지만 이 중 주식·채권 시장을 모두 합해서, 외국인의 국내 투자금이 줄어든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외국인 주식 줄여도 채권 투자 늘어 순유입
반면 흔히 외국인으로 통칭되는 국내 비거주자의 국내 투자는 주식과 채권에서 다른 양상을 보였다. 미국발(發)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5년 8월~2007년 9월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생기기 직전인 2018년 3월~2020년 2월에는 국내 비거주자의 주식 투자금액이 큰 폭으로 줄었다.
하지만 이는 한·미 금리 역전 영향이라기보다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금융 불안정과 미·중 무역갈등 때문이라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실제 이 기간 국내 증시에서 비거주자의 투자 금액은 순유출을 기록했지만, 반대로 국내 채권 시장에서 투자금은 오히려 늘어났다.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전체 국내 비거주자의 자본은 순유입이 됐다. 한·미 금리 차 역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자본 유출은 실제론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한·미 금리 차가 사상 최고로 벌어진 최근(2022년 7월~2023년 6월)에는 비거주자의 채권 투자금은 물론 주식 투자금도 전부 순유입됐다.
“자본 조달 비용 상승엔 대비해야”
다만 기업의 해외 자금 조달에서는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 과거 원화가 외화보다 금리가 높았던 시기에는 기업들이 싼 이자로 외국 자본을 들여오면서, 자본조달비용을 전반적으로 낮출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 금리가 원화 금리보다 높아지면서 해외 금융사로부터 들여오는 차입금 부담이 오히려 올라가게 됐다. 이는 기업 실적에 악영향으로 작용한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내·외금리 차 역전 현상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이 높지는 않으나 큰 폭의 금리 차가 상당 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우리 경제주체의 외자조달비용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시점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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