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국제 3관왕 '비닐하우스', 김서형 열연이 완성한 파국 스릴러 [D:현장]

류지윤 2023. 7. 1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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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개봉

김서형 열연이 돋보이는 스릴러 '비닐하우스'가 여름 극장가는 찾는다

11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이솔희 감독, 배우 김서형, 양재성, 안소요가 참석한 가운데 영화 '비닐하우스'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비닐하우스'는 비닐하우스에 살며 요양사로 일하고 있는 ‘문정’이 간병하던 노부인이 사고로 숨지자 이를 감추기 위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면서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이야기다. 2022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CGV상, 왓챠상, 오로라미디어상 3관왕을 수상한 바 있다.

이솔희 감독은 "돌봄이란 키워드로 시작했다. 누군가를 돌봐야만 사는 쪽과 돌봄을 받아야만 사는 쪽의 관계를 가까이에서 내밀하게 지켜본 경험이 있었고 이런 인물들의 깊고 어두운 욕망을 들여다보고 싶단 생각에서 이야기를 펼치게 됐다"라고 '비닐하우스'를 기획한 이유를 밝혔다.

김서형은 비닐하우스에 살고 있지만 시각 장애인 태강과 치매에 걸린 화옥의 노부부 집에서 간병인으로 일하며 아들과 함께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는 문정 역을 맡았다. 김서형은 "시나리오를 읽고 엄청 울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보다는 왜 그런 삶은 꼭 착하디 착한 사람에게 와야 할까, 또 뉴스에서 보고 안타까워했던 이야기들, 사회 구성원으로서 회피하고 싶은 이야기들과 마주하는게 힘들었다"라며 '비닐하우스'의 첫 인상을 떠올렸다.

이어 "현장에서는 힘듦을 감독이 나눠갔기 때문에 그렇게 힘든지 모르겠고, 1년이 지난 지금은 잘 기억이 안난다. 힘든걸 잘 모르고 촬영을 하긴했는데 영화를 본 후 마주하는게 더 어려웠다. 감독님이 같이 감당해줘서 잘 끝냈던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김서형은 연기하면서 가장 신경 쓴 지점에 대해 "그냥 문정을 받아들이고, 문정 그 자체이고 싶었다. 삶으 고초를 티내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힘듦보다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삶에서 아무렇지 것처럼 사는게 중요했던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설명했다.

이솔희 감독은 "김서형 선배님을 상상했을 땐 장악력과 카리스마가 가득해서 두려움이 있었는데 한 시간 동안 비둘기와 고양이 대해 이야기하는 걸 보고 문정처럼 연약한 면을 봤다. 그래서 더 힘들어하실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 새롭고 다채로운 문정을 만들어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김서형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안재성은 극중 시각장애인 태강, 안소요는 순남으로 등장한다. 양재성은 "우리 주변에 이런 사람들이 제법 있다는 사실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좋은 마음으로 작업했다. 이런 인물들이 영원히 우리사회에 존재한다는게 피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 태강이란 인물을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촬영은 재미있게 했다"라고 '비닐하우스' 촬영 소감을 말했다.

양재성은 "나이가 먹어 앞이 안보이는 역할을 했는데, 살아오면서 주변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는 부분이 많았다. 앞이 안보이는 사람들이 이런 어려움이 있구나란 순간이 있다. 그걸 티를 안내고 사는 모습, 시선을 어디에 둬야 자연스러운가 굉장히 고민했다. 너무 안보이는 게 연기하는 건 과장하는 것 같고, 전혀 아무렇지 않게 연기하면 잘못 전달이 되는 것 같아 앞을 못보게 된 사람의 특징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려고 했다"라고 연기적으로 고민한 부분을 밝혔다.

안소요는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미쳤다'란 말을 연발하며 마지막 페이지까지 단숨에 읽었다. 순남을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내게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순남은 악의가 없지만 천진난만함 때문에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생각되는 인물이다. 모순이 많은 인물이라 더 끌렸고 푹 빠져서 연기했다"라고 전했다.

안소요는 이번 작품으로 김서형과 함께 호흡을 맞추게 돼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덕통사고를 당한 것처럼, 선배님을 바라보면서 했다. 극 중 선배님이 순남에게 친절하면서 선을 긋는다. 문정이 조금 더 순남을 바라봐줬으면 좋겠다는 동경의 눈빛으로 선배를 봤다"라고 말했다.

이솔희 감독은 '비닐하우스'가 파국을 이야기하고 모든 인물들이 부서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살아낼 수 있다'라는 메시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희망이 있고 살아내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든 일이다. 어떻게해서든 문정같은 인물들이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누구를 돌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의 주체가 됐으면 좋겠다. 조금 이기적이지만 타인을 위해서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살 용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필수적이고 안정적인 집, 보편적인 가족, 사랑, 이런 걸 지켜내고 얻어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을 하며 영화를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잘 살아내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힘듦의 모양을 한 격려라고 받아주셨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2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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