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의원이 콕 집은 '김건희 여사 가짜뉴스 리스트' 14건

곽우신 2023. 7. 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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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주민·공인중개사 취재 '음모론' 공격..."민형사상 책임 법적 조치"...지도부 "공식입장 아냐"

[곽우신 기자]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국민의힘 오른소리 갈무리
 
"음모론과 가짜뉴스만을 생산하는 좌편향 언론매체,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다."

국민의힘이 <오마이뉴스>를 포함해 <한겨레> <경향신문>, MBC, JTBC 등 언론사 보도를 '좌편향'이라고 싸잡아 비난하며 "각오하라"라고 겁박하고 나섰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는 박성중 의원은 11일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부 좌편향 매체들은 윤석열 정부와 보수진영을 '악마화' 시키기 위해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건의 팩트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허위·날조를 통해 사악한 음모론과 가짜뉴스만을 생산해 내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좌편향 매체, 일부 양평군민 인터뷰 인용해 국민 여론인 양 왜곡"
 
 9일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일대.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 연합뉴스
 
박성중 의원은 관련 기사들 제목이 적혀 있는 패널을 들어보이면서 "악의적인 허위·날조 및 왜곡보도 습관이 고쳐지기는커녕 이번 양평 고속도로 사건을 마치 기회인 양 날뛰고 있다"라며 "아주 상습적이다 못해 민주당 홍보국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라고 힐난했다.

그는 일부 기사의 제목을 인용하며 "좌편향 매체들은 팩트와 상관없이 '김건희 여사'의 막대한 이익을 위해 윤 정부가 최종안을 급하게 조작한 것처럼 가짜뉴스와 음모론을 생산하기에 바쁘다"고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가짜뉴스와 음모론에 대해 소신을 굽히지 않는 원희룡 장관과 국토부 설명으로 인해 진실이 드러나자 좌편향 매체들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일부 댓글을 발췌하거나 공신력 없는 일부 양평군민의 인터뷰를 인용해서 마치 국민의 여론인 양 왜곡 보도하기에 이르렀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을 통해서 가짜뉴스와 허위·왜곡 보도로 일관된 좌편향 매체들과 끝까지 싸우겠다"면서 "현재 좌편향 언론매체들의 가짜뉴스 데이터를 모두 수집 중에 있으며, 해당 데이터를 전부 언론중재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제소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언론사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을 이 자리를 통해서 분명히 밝혀 드린다"라고도 덧붙였다.

주민과 공인중개사 취재가 "공신력 없는 일반인 인터뷰"라 문제?

박성중 의원실에서 이날 모두발언과 관련해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이들이 "음모론과 가짜뉴스"라고 규정한 보도는 <오마이뉴스> 4건, <한겨레> 4건, <경향신문> 2건, <국민뉴스>·<노컷뉴스>·MBC·JTBC 각 1건 등 총 14건이었다. 

매체명 / 제목
한겨레 / [현장]"김건희 일가 땅, 강남까지 20분..양평 땅부자 휘파람"
오마이뉴스 / 양평 두물머리 사이로 쩍 갈린 민심, 아른대는 이름 '김건희'
오마이뉴스 / 돌연 사라진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의심이드네"
노컷뉴스 / "원희룡 권력 남용!""野버릇 잡기용?"들끓는 양평군 온라인민심
경향신문 / 국토부 변경안, 구간 2km 늘고 비용 966억 더 들어

경향신문 / '김건희 라인 논란'통째 덮은 원희룡
한겨레 / [단독] 예타 후 노선 변경 역대 2건뿐..'김건희 일가 땅쪽 변경'은 20년만의 일
국민뉴스 / 전국민에 거짓말한 원희룡, 탄핵감?.."이미 김건희 땅 노선으로 사업 진행"
MBC / '김건희 특혜 의혹'양평고속도로에 야당"예타 이후 무리한 종점 변경"
오마이뉴스 / '김건희 특혜'논란 고속도로 종점 변경, 양평군 "어떻게 8일 만에?"

JTBC / '김건희 일가'땅 포함된 노선 변경안대로 진행해 온 국토부
오마이뉴스 / 김건희 여사 일가 양평 땅 의혹마다 같은 인물이?
한겨레 / 김건희 일가땅 고속도로 특혜 의혹..시뮬레이션 거친 하남시 변경요청은 묵살
한겨레 / 고속도로 급하게 튼 국토부, 근처에 김건희 일가 땅
 
 지난 6일 오전 경기 양평 강상면에서 바라본 중부내륙고속도로 남양평IC 인근. 오른쪽 편 인근에 윤석열 대통령 처가 땅이 위치해 있다. 당초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이어질 예정이던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종점은 양서면에 생길 계획이었으나 갑작스레 강상면으로 바뀌어 논란이 일었다.
ⓒ 소중한
 
박성중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의 '양평 두물머리 사이로 쩍 갈린 민심, 아른대는 김건희' 기사를 언급하면서 "일부 주민의 인터뷰"라고 지적했다. 보도자료에도 '팩트체크'라고 쓰인 비고란을 통해 "일부 주민의 인터뷰를 이용하여 허위·날조 보도"라고 기재됐다. 한마디로 "공신력이 없는 일반인 인터뷰"를 보도한 게 문제라는 주장이었다.

해당 기사는 <오마이뉴스>가 지난 6일, 경기도 양평군 현장을 직접 찾아 '다섯 마을을 돌며 주민 10여 명'을 취재해 작성한 르포 기사다. 기사의 취재원 중에는 고속도로 노선의 원안을 지지하며 국민의힘에 비판적인 주민도 있었지만,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특혜 의혹에 의문을 제기하며 민주당 소속 양평군의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함께 실렸다(관련 기사: 양평 두물머리 사이로 쩍 갈린 민심, 아른대는 이름 '김건희' https://omn.kr/24p2i ).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의 '백지화 선언' 이후 분노한 강상면 주민의 인터뷰를 실었다는 이유로 "일반인 인터뷰"이니 "허위·날조 보도"라는 논리를 편 셈이다.

다른 기사에 대한 공격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박 의원은 <한겨레>의 '김건희 일가 땅, 강남까지 20분... 양평 땅부자 휘파람' 보도를 두고서는 "일부 부동산 업자의 인터뷰"라고 지적했다. 보도자료에는 "일부 부동산 중개업의 인터뷰를 인용하여 '김건희 여사'의 땅값이 폭등한 것처럼 유도"라고 적어놨다.

해당 보도는 지역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입을 빌려 도로 개발 이후 지가 상승 추정치를 제시하는 한편, 원희룡 장관의 사업 전면 백지화 입장을 비판하는 발언이 실렸다. 이를 두고서도 박 의원은 "공신력이 없는 일반인 인터뷰"라고 규정했다.

윤재옥 "당 지도부와 상의한 것은 아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박성중 의원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문제 제기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법적 대응과 같은 강경 조치에는 다소 거리를 두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윤 원내대표는 "워낙 악의적인 선동들이 많고, 언론이 그대로 보도를 하고 이런 일들이 반복되기 때문에 과방위 간사로써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는 취지로 이해를 했다"라며 "당 지도부와 상의한 것은 아니다. 상임위 차원에서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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