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반북’ 통일부 근간 흔들리나…北 붕괴론까지

임현범 2023. 7. 1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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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남북공동선언…北 선전·선동 놀아나”
“민족통일 아닌 체제 통일해야”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김영호 통일부장관 후보자가 ‘뉴라이트’ 성향을 가지고 있어 논란이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뉴라이트가 극단적 ‘반북’(反北) 성향이 있어 통일부의 설립 목적과 다르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11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통일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법’(통일부법)은 통일부의 업무 범위를 통일·남북대화·교류·협력·인도지원에 관한 정책수립과 북한정세 분석, 통일교육·홍보 그 밖에 통일에 관한 사무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뉴라이트의 극단적인 반북은 통일부법에서 규정한 업무범위와 반대되는 부분이 많다. 김 내정자는 한 보수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남북공동선언’을 비판했다. 그는 “남북공동선언은 북한의 선전과 선동에 완전히 놀아난 것이다”라며 “민족통일이 아닌 체제 통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흡수통일을 배제한 대한민국 헌법 4조에서 명시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 정책 수립 및 추진’이라는 내용에서도 벗어났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7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의 통일부 인사를 두고 “차라리 부처를 없애는 게 낫다”고 평가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을 악으로 규정하면 대화·교류·협력이 의미가 없다”며 “(북한은) 억제·억압하고 굴복시켜야 하는 대상이 되기 때문에 통일부를 북한지원부로 보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라이트 불안한 역사관

김 후보자를 대표하는 뉴라이트는 역사관에서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뉴라이트는 친일성향이 짙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와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인명사전’에 수록할 4776명의 인물을 공개하자 “과거사 청산 작업은 성공한 우리 역사를 실패한 역사로 폄훼한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저해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뉴라이트 인사가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자발적 참여’로 표현해 국민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영훈 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2004년 MBC 100분토론 패널로 참가해 “일본 자료를 살펴보면 범죄행위는 권력으로 이뤄진 게 아니다. 참여하는 많은 민간인이 있었다”며 “한국 여성을 관리한 것은 한국업소 주인들이고 그 명단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일제 징용령으로 11만명의 한국인이 일본군에 참전했는데 그 중 다수 사람이 위안소를 많이 이용했다”며 “누가 이 고백을 한 적이 있냐”고 덧붙였다.

김 내정자는 뉴라이트 성향의 대안 교과서 집필을 목표로 한 교과서포럼에 참여한 바 있다. 해당 교과서에는 4·19 혁명을 학생운동으로 바꾸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항쟁으로 표현했다.

그 의미에 대해서는 4·19 혁명 때문에 학생운동이 견제되지 않은 권력으로 등장했고 좌파가 학생운동을 장악했다고 평가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중앙권력으로부터 소외된 광주지역 시민의 분노가 이 일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사회에 반미급진주의를 확산하는 배경이 됐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 창립 1주년 기념대회가 지난 2006년 11월 9일 개최됐다.   연합뉴스

정치 전문가는 ‘뉴라이트’ 인사를 통일부 장관 내정자로 두는 것은 북한 관계가 매우 위험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평화통일을 위해 힘써야 하는 상황에서 ‘북한붕괴론’은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최요한 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북한 붕괴론을 언급한 인사가 통일부 장관 내정자가 되는 것은 평화통일에서 대단히 후퇴하는 것”이라며 “통일부 장관은 역사관이 매우 중요한 자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일부 장관은) 근현대사에 대한 이해를 통해 북한을 바라보고 평화통일을 위한 전략을 냉철하게 판단하는 자리”라며 “통일부는 북한과 평화통일을 위한 작업을 하는 부서”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내정자가 가진 북한붕괴론은 지난 대선 때 나온 선제타격론과 유사한 논리”라며 “주변에서 내년 총선을 겨냥해서 이념전쟁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언급까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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