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이직 줄었다? 해외 주4일제 실험에…"하루 10시간 일해야"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선 이미 주 4일 근무제 도입 논의가 활발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근무 형태가 다양해졌고, 이때 대거 도입했던 재택근무나 근무시간 단축이 노동 생산성에 악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인식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중앙아시아 국가 카자흐스탄은 이달부터 주 4일 근무제를 제도화했다. 지난 4월 노동법을 개정해 노사가 단체 협약이나 노동 규정에 따른 합의 때 주 4일 근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주 5일, 주 6일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다. 다만 주 4일 근무를 하더라도 일요일은 필수 휴일로 해야 하고, 나머지 휴일은 노사 간 협의를 통해 변경할 수 있게 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해부터 연방 공무원을 대상으로 주 4.5일제를 시작한 데 이어, 이달부터는 ‘주중 압축 근무제’를 신설해 주 4일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직원들이 근무시간(주 40시간)을 다 채우면 3일간 휴일을 얻게 되는 것이다.
벨기에는 지난해 2월 유럽에서 최초로 주 4일제를 입법화했다. 앞서 영국에선 지난해 61개 기업 직원 2900여 명이 6개월간 주 4일제 실험에 나선 바 있다. 이 실험이 종료된 뒤에도 56개 기업이 주 4일제를 연장하기로 했으며, 이 중 18개 기업은 영구 도입하기로 했다. 영국 가디언은 “직원들의 병가 사용 일수가 3분의 2가량 줄었고, 이직자 수도 이전보다 57% 감소했다”며 “참여 기업 대부분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그렇다고 주 4일제 시행에 모두가 만족하는 건 아니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 4일제 근무자 수백 명을 분석한 결과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고 보도했다. “주 4일간 근무하는 대신 하루 10시간 일한다. 5일간 해야 할 일을 4일에 구겨 넣는 것일 뿐이다” “긴급한 문제 해결을 원하는 고객들은 회사가 금요일에 쉬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같은 평가가 소개됐다. 근무 일수만 줄어들 뿐 업무량은 동일하고, 직종별로 주 4일제 도입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어 상대적 박탈감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졸혼하자, 사생활은 노터치” 그래서 연애했더니 생긴 일 | 중앙일보
- 치매 걸린 뇌인데 멀쩡했다, 그들의 '사후 부검' 공통점 | 중앙일보
- "크기 대결하자" 남성성 건드렸다…이번엔 자 꺼내든 머스크 | 중앙일보
- "죄송합니다"…무인점포 사장 울린 초등생 쪽지, 대체 무슨일 | 중앙일보
- 고 최진실 딸 최준희, 외할머니 한밤 중 주거침입 신고 왜 | 중앙일보
- 쌍둥이 자매 '금의환향'…23년 전 태어난 병원 나란히 취업 | 중앙일보
- '로또 2등' 160명 무더기 쏟아졌다…난리난 이 판매점 어디 | 중앙일보
- "매년 2만명 살해 당해"…가장 위험한 휴가지 2위 미국, 1위는 | 중앙일보
- 화사, 공연음란죄로 고발 당했다…"변태적 성관계 연상, 불쾌" | 중앙일보
- 임영웅·소유 제주 데이트?…"우연히 동선 겹쳐" 뜬금 열애설 진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