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수당 모아 '보라카이'서 탕진?…국민의힘 "이제 선관위 개혁은 필수"

정도원 2023. 7. 1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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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직원들이 비상임 선관위원들의 회의 수당을 모아 해외여행 등으로 탕진했다는 혐의가 불거졌다.

직원들을 관리·감독해야할 중앙선관위원들조차 법령에 근거가 없는 수당을 임의로 창설해 기획재정부를 속여가며 예산으로 지급받아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시·군·구 선관위 직원들을 관리·감독해야할 중앙선관위원장과 중앙선관위원들도 법령에 근거가 없는 수당을 부당하게 지급받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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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에 대한 감사 보고서 공개
35개 선관위 수당, 여행 등에 탕진
관리·감독해야할 중앙선관위원들도
법령 근거없는 수당 정기 지급받아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선관위 직원들이 비상임 선관위원들의 회의 수당을 모아 해외여행 등으로 탕진했다는 혐의가 불거졌다. 직원들을 관리·감독해야할 중앙선관위원들조차 법령에 근거가 없는 수당을 임의로 창설해 기획재정부를 속여가며 예산으로 지급받아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같은 의혹을 확인한 국민의힘은 선관위 개혁의 목소리를 더욱 높이는 모양새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감사원 감사 결과, 시·군·구 선관위원회의 개최에 따른 회의 수당을 모아두었다가 필리핀 보라카이 등 여행 경비로 부당하게 사용하다 적발된 직원이 128명"이라며 "이는 국고금관리법 위반인 동시에 잠재적 출마 후보군일 수 있는 구·시·군 선거관리위원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것이어서 청탁금지법 위반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앙선관위원들의 부당 수당 지급 사실도 드러났다"며 "상임 1인을 제외한 8인의 비상임선관위원들은 회의 참석 실비로 하루 10만 원만 지급받도록 돼있음에도 '공명선거추진 활동수당'이라는 명목으로 매달 위원장에게 290만 원, 위원에게 215만 원을 지급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감사원이 법적 근거가 없는 수당 지급을 중단하라고 통보했고, 국회 또한 수 차례 위법이라고 지적했다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중앙선관위는 기재부에 '아무 지적도 없었다'고 속여서 매해 예산을 부당 수령해왔다"고 질타했다.

실제로 감사원의 감사 보고서에는 전국 249개 시·군·구 선관위 중에 35개 선관위 직원이 회의 수당을 선관위원들에게 지급하는 대신 '총무' 역할을 맡은 위원 1명에게 몰아주고, 사무국장 등 직원들의 국내외 여행에 탕진했다는 의혹이 적시됐다.

이양수 "국고금관리·청탁금지법 위반"
황규환 "치밀하고 계획적인 범법행위
광범위하게 일어나…선거관리 이렇게
했다면 '소쿠리 투표'가 일어났겠느냐"

시·군·구 선관위 직원들을 관리·감독해야할 중앙선관위원장과 중앙선관위원들도 법령에 근거가 없는 수당을 부당하게 지급받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중앙선관위원 9명 중 비상임인 8명은 회의 참석 등 선거 사무를 한 날에만 일비를 받을 수 있지만, 중앙선관위는 '공명선거추진 활동수당'이라는 것을 만들어 매달 위원장에게 290만 원, 비상임 위원들에게 215만 원을 지급해왔다.

심지어 중앙선관위는 감사원으로부터 법적 근거가 없는 수당 지급을 중단하라는 통보를 받고서도, 매해 기획재정부에 예산을 신청할 때 '외부 기관으로부터 아무 지적도 받지 않았다'고 기망해 감사원 통보 이후에도 예산 6억5000만 원을 부당하게 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의혹을 맞닥뜨린 국민의힘은 선관위 개혁의 필요성이 재차 확인됐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분위기다.

황규환 국민의힘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특혜와 무능으로 일관했던 선관위가 그동안 선관위원들의 회의 수당을 모아 직원들의 해외여행 경비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말그대로 가관"이라며 "청탁금지법을 어긴 인원만 해도 128명에 달한다고 하니, 치밀하고 계획적인 범법행위가 선관위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일어난 것"이라고 혀를 찼다.

아울러 "한술 더 떠 중앙선관위원장과 선관위원들은 '공명선거추진 활동수당'이라는 명목으로 법적 근거도 없이 현금을 지급받았고, 2019년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지만 기재부에는 거짓말까지 하며 예산을 타냈다고 한다"며 "선거관리를 이렇게나 철저하게 했다면 희대의 '소쿠리 투표'가 일어났을까 싶은 정도"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윗물부터 아랫물까지 모두가 흙탕물이 됐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관위가 이 지경까지 온 이유는 그동안 헌법기관이라는 미명 아래 어떠한 견제도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제 선관위의 개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국민의힘은 선관위 혁신을 위한 법적·제도적 개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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