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 연인 보복살인' 30대 남성 첫 재판…"화나서 범행"

데이트폭력으로 신고받은 이후 연인을 보복살인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정도성)의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특가법상 보복살인 등 혐의를 받는 김모씨(33)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했다.

다만 검찰 측이 재범 위험성이 있다며 보호관찰 명령과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명령을 요청한 것에 대해서 김씨 측은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기각을 원한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약 1년간 교제한 A씨에게 교제폭력으로 신고당해 지구대에서 진술서를 작성하고 나온 직후인 5월26일 오전 7시17분께 미리 준비한 흉기로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쓰러진 A씨를 차에 태워 달아난 김씨는 범행 8시간 만에 경기 파주시에서 체포됐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김씨가 A씨에게 불법 촬영한 사진을 전송하며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사실도 밝혀져 성폭력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 촬영물등이용협박) 혐의가 추가됐다.

김씨 측은 "(범행 직전) A씨의 집에서 흉기를 가지고 나왔을 때만 해도 살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A씨가 소리를 지르며 도망가자 화가나 범행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제대로 자지도, 먹지도 못한 상태에서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씨 측은 범행 이후 A씨를 병원에 데려가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은 "A씨를 태우고 병원에 가던 중 사망해 목격지를 변경했고 그곳에서 극단 선택을 하려고 고민하던 중 체포됐다"며 "이런 점도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재판부가 A씨의 사망 사실을 어떻게 알았냐고 묻자 김씨는 병원으로 향하던 중 자신이 직접 확인해봤다고 했다. 차 안에서 대화를 했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김씨는 "A씨가 미안하다고 했다"며 "차량 안에서는 병원에 데려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다음 공판기일은 다음 달 7일 오전 10시50분에 열릴 예정이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