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다음으로 밥" 복날, 대기업 구내식당 뭐 나왔길래
11일 초복을 맞아 주요 대기업들이 일제히 ‘삼계탕 복지’에 나섰다. 점심 한 끼 1만5000원이 기본 가격으로 자리 잡은 고물가 시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성과급 다음으로 중요한 게 밥”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회사 식단에 민감한 모습을 보인다. 이에 주요 대기업들도 이날 삼계탕에 낙지와 전복 등을 넣은 보양식으로 점심 특식 메뉴를 선보이는 등 ‘사내 식판 민심’ 잡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반도체 생산단지인 화성캠퍼스와 기흥캠퍼스에서 초복 삼계탕과 장어한마리덮밥, 초계국수, 등뼈짬뽕밥 등을 점심 메뉴로 냈다. 지난해 8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기흥캠퍼스 구내식당을 찾아 식판을 직접 들고 배식을 받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당시 이 회장이 선택한 메뉴는 우삼겹 숙주 라면이었다. 삼성전자 사내식당에서 제공하는 한 끼 식사 단가는 7000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이천캠퍼스에 있는 8개 식당에서 모두 초복 삼계탕을 점심으로 제공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사내 복지 혜택 중 하나로 임직원들에 식사를 모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기업 역시 식사를 공짜로 제공하거나 상당 부분을 보조해준다.
SK그룹은 이날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를 포함한 대부분의 본사 및 사업장에서 삼계탕을 제공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초복을 맞아 장각백숙과 수박화채를 점심 메뉴로 준비했다”며 “중복에는 완도 전복을 넣은 삼계탕을 준비해 우리 수산물 소비 촉진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비롯해 창원공장 등에서 점심 메뉴로 삼계탕을 제공했다. 사업장에 따라 초복·중복·말복에 맞춰 삼계탕에 전복과 낙지 등을 얹어 제공할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전복삼계탕을 점심 메뉴로 냈다.
포스코는 이날 포항, 광양, 서울, 인천 송도 등지에 위치한 사업장에서 초복을 맞아 전복삼계탕과 능이버섯백숙, 흑마늘 독계탕을 제공한다.
특히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직원들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복수 응답) 점심 식사 때 구내식당을 이용한다는 비율은 50.8%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반면 일반 식당에서 사 먹는다는 비율은 지난해 61.5%에서 올해 50.1%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물가 상승이 직장인들을 비교적 저렴한 구내식당으로 이끌어낸 셈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5월 서울 지역 삼계탕 평균 가격은 1만6423원으로 1년 전보다 12.7% 상승했다.
재계 관계자는 “복날 등 이벤트성 메뉴가 나오는 날이면 구내식당 이용률이 크게 올라간다”면서 “의외로 임직원들의 직장 만족도가 이런 부분에서 좌우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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