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조직 재정비 활발…속도·효율 향상 초점

하나·하이투자證, 조직개편 통해 소통 강화
STO 시행 디지털전환 중요성↑…역량 집중
업황 리스크 지속…실적 개선 첫 단추 활용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증권사들이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정비에 나서고 있다. 업황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신 사업 선점에 속도를 내겠다는 포석이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조직 개편이 반전의 열쇠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하나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조직개편과 함께 인사를 단행했고 신한투자증권은 호칭 체계를 개편했다.

증권사들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앞다퉈 소통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토큰증권발행(STO ·Security Token Offerings) 사업 시행 등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잡기 위해 ‘속도’와 ‘효율’이 중요해진 시기라는 판단에서다.

우선 하나증권은 인재개발실을 신설해 인적 교류를 원활히 하겠단 계획을 세웠다. 회사는 신설부서를 통해 미래성장동력을 구축하고 인재 양성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조직 활동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하나증권은 기업금융(IB)부문에 IB솔루션본부를,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에 FX솔루션실을 각각 신설해 투자자산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외환비즈니스 시장 선점도 꾀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부서 통합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강화하겠단 구상이다. 리테일 영업 조직은 WM2본부와 WM3본부를 통합해 영남영업본부로 바꾸고 WM1본부는 수도권영업본부로 새 단장했다. WM추진부와 채널지원부는 리테일기획부로 합쳐지고 상품기획부와 고객채권부는 상품전략부로 합쳐졌다.

회사는 디지털역량 강화에도 힘을 실었다. 정보기술(IT)본부를 디지털 전환 가속화, 전산 자원의 전략적 고도화를 위해 기능 중심으로 재편했는데 특히 플랫폼 기획부를 신설해 플랫폼 기획과 품질관리 등을 담당하게 한 것이 업계에 주목 받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본사관리부서 직원의 호칭 체계를 선임과 수석으로 개편했다. 사원·주임·대리·과장·차장·부부장·부장 등 기존 7단계의 직급 체계를 대폭 간소화 한 것이다. 책임자급 직원과 주니어급 직원에 대한 최소한의 호칭 구분을 통해 수평적 조직 문화를 전파하고 신속한 업무 소통 강화를 노리겠단 복안이다.

증권사의 조직 개편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지속과 기업공개(IPO) 변경에 따른 공모 시장 활성화 기대로 IB부문 내 인력 조정이 필요한 데다 내년 STO 시행 예정으로 디지털 전환에 가속화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 개선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도 조직 개편이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미래에셋·NH투자·삼성·키움증권의 연결기준 2분기 합산 영업익 추정치(컨센서스)는 9873억원으로 전분기(1조5872억원) 대비 37.8%(5999억원) 감소가 점쳐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변화가 필요한 시기인 만큼 인력 교체와 조직 개편이 활발해질 것”이라며 “하반기 신규 채용을 겸해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