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자유" 도심 한복판 시식도…복날 전국 달군 개고기 논란
초복 날인 11일 ‘개고기 논란’이 전국을 달구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전통시장 음식점에서 공식적으로 개고기를 팔고 있는 대구 칠성시장 폐쇄를 요구하고, 대한육견협회는 지난 주말 ‘개고기 시식’ 맞불 집회를 열어 맞섰다.
대구생명보호연대 등 동물보호단체는 이날 오전 11시 대구시청 산격청사 앞에서 북구 칠성시장 내 개고기 골목 폐쇄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대구시가 마지막 남은 국내 3개 개시장 중 하나인 칠성시장을 조기 폐쇄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칠성시장에는 보신탕 업소 4곳, 건강원 9곳 등이 모인 속칭 ‘개 골목’이 있다. 개고기를 진열·판매하고, 보신탕이나 개소주를 끓여 판다.
이날 대구생명보호연대는 대구시에 지난 한 달간 시민 1만명이 서명한 ‘대구 칠성개시장 조기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 서명부’를 제출했다. 임미연 대구생명보호연대 대표는 “현지 일부 상인도 개고기 식당 폐업을 원한다”면서 “상인들은 식당이 폐업하면 생계가 곤란해지기 때문에 대구시가 적극적으로 이들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지원책 등을 논의하고 폐쇄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고기 논란, 2016년 본격화
조선시대 보신탕을 최초로 장터에서 판 곳은 1770년 충남 서천 판교의 백중장이라고 한다. 음력 7월 15일 백중에 열린다고 백중장이다. 우리 세시풍속 중 음력 7월 15일은 ‘호미 씻는 날’이라고도 불린다. 이날에는 큰 농사일을 거의 끝낸 주변 머슴이 몰려와 개장국을 사 먹었다고 한다. 개는 소나 돼지를 잡을 만큼 풍족하지 않은 환경에서 개는 상대적으로 구하기 쉬운 영양 보충원이었다고 전해진다. 지금도 서천군 판교면에는 몇몇 개고기 음식점이 남아있다.
다만 1988년 올림픽 때 외국 언론이 한국 개고기 문화를 집중 조명하고, 이후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면서 개고기 논란이 재현됐다. 특히 2016년 들어 동물보호단체가 국내 개고기 시장을 돌며 시위하면서 더 뜨거워졌다. 따라서 국내 3대 개시장 중 두 곳은 이미 폐업했다. 경기 성남시 모란시장은 2016년 성남시와 모란시장 상인회가 환경정비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개 식용 반대 움직임 속에 2018년 문을 닫았다. 부산 구포시장은 2019년 7월 동물보호단체와 협의해 시장 안에 있던 가축시장을 폐업했다.
올해 들어서는 서울에서도 본격적인 움직임이 포착됐다. 지난 5월 서울시의회가 전국 자치단체 최초로 개 식용 금지와 관련한 ‘개·고양이 식용금지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하면서다. 다만 지난달 28일 서울시의회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가 조례안 심사를 보류했다. 시의회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과 국회가 상위법 등을 논의하고 있어 조례를 우선 심사하면 논란이 가중될 것을 예상해 이를 보류했다”고 밝혔다.
육견협회 “먹을 권리와 자유 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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