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윔블던 황제 조코비치도 떨었던 16강 혈투

노바크 조코비치 ⓒ AP=뉴시스

‘윔블던 황제’로 떠오르고 있는 노바크 조코비치(36·세르비아)가 16강에서 보기 어려운 고전 끝에 윔블던 32연승을 달성했다.

'세계랭킹 2위' 조코비치는 10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펼쳐진 테니스 메이저대회 ‘2023 윔블던테니스’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랭킹 18위’ 후베르트 후르카츠(26·폴란드)를 3-1(7-6<8-6> 7-6<8-6> 5-7 6-4)로 누르며 8강에 진출했다.

조코비치 윔블던 커리어에 남을 고전이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윔블던 5연패 및 개인 통산 최다우승 타이기록(8회)에 도전하는 조코비치는 16강에서 의외로 힘든 경기를 했다. 1박2일에 걸친 게임이었다. 후르카츠와의 16강은 9일 시작했지만, 오후 11시 이후 경기를 치르지 않는 윔블던 규정 탓에 조코비치는 세트 스코어 2-0 앞선 상황에서 게임을 중단하고 다음날 이어갔다.

3회전까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던 조코비치는 1박2일에 걸친 승부에서 결국 한 세트를 내줬다. 후르카츠를 상대로 6차례 대결에서 모두 이겼지만, 조코비치는 “비참했던 경기”라는 표현으로 상대의 기량에 박수를 보냈다.

그도 그럴 것이, 조코비치는 장신(196cm)의 후르카츠를 상대로 무려 33개의 서브 에이스를 내줬다. 평균 시속 200km를 상회하는 강서브를 받아내기 위해 코트에서 몇 차례 넘어졌고, 가까스로 받아낸 공은 간신히 네트를 넘어갔다.

어려움 속에 1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세 차례나 세트 포인트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결국 3세트에서 첫 브레이크를 당하고 세트를 내준 조코비치는 후르카츠의 서브 위력이 떨어지면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조코비치는 경기를 마친 뒤 중계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강력하고 빠른 서브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 이렇게 어려운 경기를 했던 것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어렵사리 8강에 진출한 조코비치는 체력적 부담을 안고 ‘랭킹 7위’ 안드레이 루블레프(25·러시아)와 4강 티켓을 놓고 다툰다.

한편, 조코비치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는 ‘최연소 세계랭킹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20·스페인)는 8강에서 ‘6위’ 홀거 루네(20·덴마크)를 만난다. 윔블던 남자 단식 8강에서 펼쳐지는 21세 미만 선수의 맞대결로 모두 윔블던 첫 준결승 진출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