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여자 핸드볼의 매운맛 김민서 전성시대
배중현 2023. 7. 11. 12:02
한국 여자 핸드볼에 '김민서 전성시대'가 활짝 열렸다.
김민서(19·삼척시청)는 지난 9일 홍콩에서 막을 내린 제17회 아시아 여자 주니어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대표팀의 우승을 이끌며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중국과의 결승(34-15)에서 팀 내 최다 9골을 집어넣은 김민서는 김서진(일신여고·8골) 차서연(인천광역시청·6골)과 함께 공격을 이끌었다. 승부가 갈린 전반전에만 6골을 집중시켰다.
출전하는 경기, 대회마다 존재감이 독보적이다. 김민서는 고교 시절인 지난해 8월, 북마케도니아 스코페에서 열린 제9회 세계 여자 청소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유럽 최강 덴마크 상대로 9골을 집어넣어 대표팀에 사상 첫 우승을 안겼다. 당시 대표팀은 8강에서 스웨덴, 준결승에서 헝가리를 연속 격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예선을 포함하면 스위스와 독일, 네덜란드 등을 비롯해 유럽 팀 상대 8전 전승을 거뒀는데 김민서는 득점 2위, 어시스트 2위로 대회 MVP를 차지했다. 날카로운 패스에 골 결정력까지 두루 갖춘 '공격 병기'였다.
김민서의 포지션은 센터백(CB)이다. 핸드볼의 센터백은 농구의 가드, 축구의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코트 중앙에서 공격을 진두지휘한다. 황지정보산업고등학교를 졸업한 김민서는 지난해 10월 열린 2023 여자실업핸드볼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삼척시청의 지명을 받았다. 센터백 자원 중에선 문수현(부산시설공단·2순위) 이연송(경남개발공사·4순위)에 이어 세 번째. 6순위로 서울시청에 지명된 오예나(센터백·라이트백)를 센터백으로 분류하면 김민서의 지명은 더 뒤였다. 청소년대회에서 가능성을 보인 그였지만, 키(1m60㎝)가 작다는 점이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몸 싸움이 치열한 핸드볼에서 작은 키는 극복하기 어려운 핸디캡일 수 있다.
기우였을까. 김민서는 2022~2023시즌 SK핸드볼코리아리그에서 삼척시청을 챔프전 우승으로 이끌며 신인상과 챔프전 MVP를 거머쥐었다. 정규시즌 142골을 성공시켜 강경민(광주도시공사·195골)에 이은 득점 2위였지만, 성공률은 67.3%로 61.9%를 기록한 강경민에 앞섰다. 여기에 어시스트까지 리그 4위(97개)에 이름을 올려 대선배 김온아(77골·114어시스트)와 함께 삼척시청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단신이라는 핸디캡을 왕성한 운동량으로 극복, 코트를 휘젓고 다녔다.
성공적으로 주니어핸드볼선수권대회를 마친 김민서는 이제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을 바라본다. 김민서는 대회 우승 후 "진천(선수촌)으로 들어가게 됐는데 거기서 또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아직 AG 최종 명단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 대한핸드볼협회 관계자는 "(김민서는) 국가대표 훈련에 소집될 예정인데 AG 명단 확정까지는 아니다. 아직 선수 풀을 넓게 보고 훈련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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