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G]진정된 불안심리에 코스피 2550선 회복
반도체 강세…삼성전자 '7만전자' 복귀
코스피와 코스닥이 나란히 상승 출발하며 장 초반 1%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2550선을, 코스닥은 870선을 각각 회복했다. 증시를 억누르고 있던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면서 모처럼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내는 모습이다.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기대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며 물가 우려가 완화됐고 새마을금고 이슈도 빠르게 안정을 찾으면서 불안감이 걷히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6일만에 반등…장초반 2550선 회복11일 오전 10시15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 대비 31.05포인트(1.23%) 오른 2551.75를 기록 중이다. 코스닥은 13.84포인트(1.61%) 상승한 874.19를 기록했다.
이같은 강세는 전일 미국 증시가 인플레이션 완화에 상승 마감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62%, S&P500지수는 0.24%, 나스닥지수는 0.18% 각각 상승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PI 발표를 앞두고 경계감이 존재하는 가운데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에 3대 지수가 소폭 상승하며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에서 발표한 6월 소비자기대조사에서 1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이 5월 4.1%에서 6월 3.8%로 낮아졌다. 기대인플레이션은 3개월 연속 하락하며 2021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중고차 도매가격지수인 맨하임 중고차 가격지수는 6월 전월 대비 4.2% 하락하며 역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언을 이어가는 여러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은 기대인플레이션이 잘 고정돼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Fed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을 낮춰주는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또한 도매 중고차 가격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시차가 평균 2~3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상품 물가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국내 증시의 상대적 부진 요인으로 작용했던 새마을금고 이슈도 진정되면서 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과 산업은행·기업은행은 새마을금고중앙회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 7개 은행이 5000억~2조원 규모의 RP 계약을 맺었는데 6조원 이상이 새마을금고에 지원됐거나 지원될 예정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5대 은행과 국책은행이 RP 매입 계약을 체결하면서 유동성을 지원키로 했고 새마을금고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규모도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크레딧 시장뿐만 아니라 증시에서도 지수 하단을 지지해주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업종이 강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오름세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44% 상승한 7만500원에 거래되며 '7만 전자'에 복귀했다. SK하이닉스도 1.54% 상승 중이다. 전일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이 3.0% 상승했고 브로드컴(3.7%), 텍사스인스트루먼트(3.3%), 인텔(2.8%) 등도 오름세를 보이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 넘게 올랐다. 김 연구원은 "견고한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기대감으로 경기에 민감한 반도체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면서 "미국 증시에서의 반도체 업종 강세는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투자심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열 해소 과정, 지수 하단에서 분할 매수 대응최근 국내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조정은 단기 주가 과열을 해소하는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연구원은 "7월 이후 주요국 증시는 취약한 주가 흐름을 전개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Fed 긴축 불확실성 증폭과 맞물려 중장기적인 상승 추세가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최근의 주가 조정은 이전 랠리에 따른 단기 주가 과열 부담이 해소되는 성격이 짙은 것이며 추세 훼손이라고 결론 짓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단기 주가 과열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Fed 긴축 이슈는 과열 해소의 명분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한 연구원은 "미국 증시 기준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심리지표인 강세장과 약세장 예상의 차이(Bull-Bear Spread)는 2021년 11월 이후 낙관론 우위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전반적인 시장 심리 측정지표인 공포&탐욕지수(Fear&Greed Index)도 7월 증시 조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극도의 탐욕 영역(75~100포인트, 10일 기준 79포인트)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은 단기 주가 및 밸류에이션 부담이 누적된 상황 속에서 Fed의 긴축, 금리 상승 등 매크로(거시경제) 이슈가 과열 해소의 명분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수 하단에서의 분할 매수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 연구원은 "오는 12일 발표될 미국 6월 CPI가 둔화될 것임을 고려할 때 현시점에서는 Fed의 긴축 경계에 따른 시장 금리 상승이 증시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때마다 이를 노이즈로 받아들이면서 지수 레인지 하단 구간에서는 분할 매수 대응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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