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안정세?... 외신도 주목한 위험한 징후들
[임병도 기자]
▲ 로이터통신은7월 10일 단독으로 한국금융당국이 시중은행애 새마을금고 구제를 위해 40억 달러의 자금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
ⓒ 로이터통신 갈무리 |
10일 <로이터 통신>은 국내 금융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농협은행 등이 새마을금고를 지원하기 위해 '환매조건부채권담보부증권'을 통해 유동성을 준비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또 이들 5개 은행이 금융당국으로부터 각각 1조 원씩 총 5조 원을 요구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새마을금고의 유동성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는 언급만 했을 뿐, 더이상의 언급은 없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지난 7월 5일 남양주동부새마을금고의 600억 원대 PF 부실 대출 규모가 알려지면서 '뱅크런'(은행 지급 불능 사태를 우려 예금자들이 단기간에 예금을 인출하는 현상) 사태가 발생했다. 정부 당국이 예금자 보호 규정 등을 내세우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예금 인출 사태는 지속되고 있다.
외신이 보도할 정도로 새마을금고의 뱅크런은 경제와 금융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 금융당국과 시중 은행이 나서야 할 만큼 위험하다는 주장과 안정세로 돌아섰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새마을금고 사태로 금융위기가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위험 징후들을 살펴봤다.
새마을금고, 상호금융권 전체 연체율의 2.5배↑... 더 큰 문제는
새마을금고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연체율이다. 상호금융권 전체 연체율의 2.5배로 2023년 6월 기준 6.18%이며 연체액만 12조1600억 원에 달한다. 역대 가장 높은 수치이다.
특히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대출이 가장 위험하다. 새마을금고의 전체 건설부동산업 기업 대출 잔액은 2019년 말 27조2000억 원에서 올해 1월에는 56조4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연체 대출은 7000억 원에서 5조2000억 원까지 늘어났다. 새마을금고 사태가 다른 금융권의 부동산 PF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중 은행의 PF 잔액은 16조4238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2974억 원(16.3%) 증가했다. 다만, PF연체율은 0.42%로 아직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시중은행들이 PF 부실 우려를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연체율 관리에 나서면서 가뜩이나 위축된 부동산 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5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8000여 가구로 지난해에 비해 두 배가 넘었다. 코로나 사태 이후 급격하게 상승한 자재비와 미분양 사태는 건설과 부동산 업종의 사업성 악화로 이어졌고 연체율도 덩달아 높아졌다.
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가 600억 원의 부동산 PF 부실로 발생했다는 점에서 레고랜드 사태와 같은 거대한 태풍을 몰고 올지도 모른다는 경고도 나온다.
▲ 서울 시내 새마을금고 |
ⓒ 연합뉴스 |
새마을금고는 협동조합이지만 농협과는 성격이 다르다. 농협이나 수협의 경우 부실 대출 사태나 뱅크런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중앙회가 나설 수 있지만 새마을금고는 어렵다.
기본적으로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에 감독 권한이 있으며 '새마을금고법'이 적용된다. 이에 반해 농협은 '은행법'에 따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관리 감독을 받는다.
뱅크런을 유발했던 남양주 동부새마을금고는 건축 공정률에 따라 순차적 대출을 해주는 '기성고 대출'의 규정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예를 들어, 건물은 30% 지어졌는데 대출은 60% 이상 이루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부실 대출을 관리 감독할 수 있는 시스템이 새마을금고에 없기 때문에 뱅크런 사태가 발생했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새마을금고의 부동산개발사업 관련 공동대출 연체율이 19%에 달한다고 한다. 금액만 무려 20조 원이다. 공동대출은 하나의 새마을금고로는 감당하기 어려워 두 개 이상의 금고가 공동으로 대출을 해주는 방식이다. 공동대출의 연체율이 높다는 것은 여러 곳의 새마을금고가 일시적으로 무너질 수 있는 위험성도 내포한다.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부실 대출과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 담보 등을 매각해 대출을 회수하겠다는 구제 방안을 밝혔다. 그러나 담보물을 매각해도 손실은 발생한다. 시중은행은 부실 대출채권을 회수하면서 발생하는 손실을 감당하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예비로 쌓아둔다. 새마을금고의 대손충당금 비율이 타 금융사에 비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손실액을 감당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8년 금융위기의 시작은 집값 상승에 따른 서브프라임 대출이 원인이다. 집값이 하락하면서 담보를 처분해도 손실을 감당할 수 없어 결국 세계적인 위기로 확산됐다. 새마을금고의 부동산 PF 부실이 한국경제 위기의 시작일 수 있다는 경고를 정부가 무시한다면 더 큰 금융위기의 수렁 속에 빠져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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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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