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여정 '남조선' 대신 '대한민국'…'한반도 2국가' 굳히기?

강현태 2023. 7. 1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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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이틀 연속 담화를 발표한 가운데 남측을 "대한민국"으로 지칭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부부장이 통상 '남조선' '괴뢰' 등의 용어를 활용해 비난 담화를 발표해 온 만큼, 연이은 대한민국 지칭에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 부부장이 담화에서 남측을 대한민국이라 지칭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공식적인 성명·담화 등의 입장 발표에서 우리를 대한민국으로 지칭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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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이틀 연속 담화 발표
'특수 기호' 활용해
'《대한민국》'이라 지칭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자료사진) ⓒ데일리안

북한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이틀 연속 담화를 발표한 가운데 남측을 "대한민국"으로 지칭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부부장이 통상 '남조선' '괴뢰' 등의 용어를 활용해 비난 담화를 발표해 온 만큼, 연이은 대한민국 지칭에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여정 부부장은 11일 오전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군 공중정찰기의 '경제수역 상공 침범'을 언급하며 "《대한민국》의 군부 깡패들은 주제넘게 놀지 말고 당장 입을 다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대한민국》의 군부는 또다시 미군의 도발적 행동과 관련해 중뿔나게 앞장에 나서 《〈한〉미의 정상적인 비행활동》이라는 뻔뻔스러운 주장을 펴며 우리 주권에 대한 침해 사실을 부인해 나섰다"고도 했다.

그는 전날 오후 발표한 담화에서도 대한민국 표현을 활용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은 '미군 정찰기의 영공 침범'을 문제 삼은 북한 국방성 대변인 담화에 대해 우리 군 당국이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히자,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며 남측을 '대한민국'으로 지칭했다.

김 부부장은 "참으로 가관은 남조선 괴뢰 군부패당들이 발 빠르게 미군의 엄중한 주권침해 사실을 부인해 나선 것"이라며 "이제는 《대한민국》의 합동참모본부가 미 국방성이나 미 인디아(인도)태평양사령부 대변인이라도 되는 듯 자처해 나서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쩍하면 삐치고 돌아가고, 삐치지 않으면 근질거려 하는 그 몹쓸 버릇은 정치를 한다는 것들이나 군부 깡패들이나 하나같이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족속들의 체질적 특질인 듯하다"고 부연했다.

김 부부장은 남조선을 언급할 땐 작은따옴표 등 '문장 부호'조차 사용하지 않았지만, 대한민국을 거론할 땐 빠짐없이 '특수 기호'를 활용해 '《대한민국》'이라 지칭했다.

특히 한국과 미국을 언급할 때도 특수 기호를 덧붙인 '〈한〉미' 표현을 사용했다.

김 부부장이 특수기호까지 활용해 '대한민국' '한국'을 지칭한 배경은 확인된 바가 없다. 다만 북한이 '한반도 2국가' 관점을 내비친 흐름과 맞물려 해석될 여지가 있는 만큼, 추후 북한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북한은 남측의 대표 대북사업자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시도와 관련해 외무성을 앞세워 '불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북관계를 '민족적 특수관계'로 상정한 기존 접근법에서 벗어나 '일반적 국가관계'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정부 역시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를 통한 현대 아산의 방북 시도에 대해 북한 외무성이 선을 그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공식적 입장 발표서
'대한민국' 지칭 사례 없어"

정부는 북한의 대남 접근법 변화 가능성에 대해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 부부장이 담화에서 남측을 대한민국이라 지칭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공식적인 성명·담화 등의 입장 발표에서 우리를 대한민국으로 지칭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제 경기·대회나 남북회담, 제3자 발언 및 언론을 인용할 경우 대한민국이라 표기한 바는 있다"고 덧붙였다.

통일부 당국자는 "최근 북한 외무성에서 현대아산에 방북 거부 입장을 표명했고, 김여정 부부장이 대한민국을 지칭한 것과 관련해 정부로서는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북한 의도와 향후 태도에 대해 예단하지 않고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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