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장미란·최윤희, 우리 사회의 색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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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 친문 행동대장이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12월19일,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발탁에 관한 야당 반응이다.
지난달 29일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 발탁 이후 나온 야당 의원 평가다.
장 차관과 최 전 차관 공통점은 한국 스포츠 영웅이자 문체부 제2차관에 발탁된 인물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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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 친문 행동대장이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12월19일,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발탁에 관한 야당 반응이다. 최 전 차관은 1980년대 ‘아시아의 인어’로 불린 인물이다. 아시안게임 수영 종목에서 금메달 5개를 따낸 전설의 선수. 당시 그의 인기는 유명 연예인 부럽지 않았다.
국민적인 영웅이었던 최 전 차관이 공직 문턱에 들어서자 시선은 바뀌었다. 야당만 싸늘한 시선을 보인 게 아니다. ‘운동하던 사람이 정부 일을 잘하겠어?’ 우리 사회는 전문 체육인 공직 입성에 관대하지 않다. 색안경의 그늘은 여야 처지가 바뀐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체육계 산적한 현안과 갈등을 풀 리더십을 보여준 적도 없다."
지난달 29일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 발탁 이후 나온 야당 의원 평가다. 장 차관 이념 성향을 둘러싼 여론의 품평회도 이어졌다. "그럴 줄 몰랐다". "실망이다"…. 사실 장 차관은 뚜렷한 정치색을 드러낸 적도 없다. 윤석열 정부 고위직에 임명됐다는 게 전부다.
장 차관이 누구인가. 올림픽 여자 역도 종목에서 금·은·동을 모두 따낸 영웅 아닌가. 한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역도 스타.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그가 들어올린 ‘금빛 바벨’은 국민에게 감동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
장 차관은 누군가의 입맛대로 난도질당해도 될 그런 삶을 살아오지 않았다.
장 차관과 최 전 차관 공통점은 한국 스포츠 영웅이자 문체부 제2차관에 발탁된 인물이라는 점이다. 물론 스포츠 영역에서 쌓은 업적이 공직 역량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체육인이라고 공직 능력을 과소 평가받을 이유도 없다.
"역도선수로 애국을 했고 은퇴 후에도 대학교수로, 사회봉사도 계속했습니다. 역도 선수가 체육 담당 차관을 왜 못하죠?" 박지원 전 문체부 장관은 장 차관 발탁을 제일 탁월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야당 정치인이 대통령 인사를 호평한 것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장 차관은 스스로 임명권자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장 차관은 역도 선수 시절, 땀의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체험한 인물이다. 선수 출신들만이 가질 수 있는 삶의 경험이다. 그런 경험은 공복(公僕)으로 연착륙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늘공(늘 공무원)’ 사이에서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뿌리를 내리려면 두 배, 세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낮은 자세로 공직사회에 녹아드는 게 우선이다. 군림하기보다는 경청하는 차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그런 과정이 선행될 때 차관이라는 자리의 무게를 짊어질 체육 행정 역량도 기를 수 있다.
이번 문체부 차관 인사가 스포츠 영웅의 이미지를 정치적으로 소비한 선택이 아니었음을 입증하는 과정…. 어쩌면 선수 시절 이상으로 힘겨운 시간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장 차관의 새로운 도전은 체육인에 관한 우리 사회 편견을 걷어낼 기회다.
이념과 정파의 경계를 넘어 장 차관의 성공을 바라는 이가 적지 않은 것도 그 때문 아니겠는가.
류정민 이슈1팀장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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