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소송·갤Z'…삼성전자 2Q 실적 관전 포인트는
'갤Z' 등 스마트폰 판매 전략 및 中 소송전 관련 입장 밝힐지 주목
2분기 영업이익 6000억원, 매출 60조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가 오는 27일 경영설명회를 갖는다.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에 최악의 부진을 보인 삼성전자가 반도체(DS), 모바일(MX), 디스플레이(SDC), TV·가전 등 각 부문에서 어떤 돌파구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반도체 부문의 수익성 전략은 삼성전자 하반기 흑자 규모를 가늠할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달 출시를 앞둔 '갤럭시Z플립5·폴드5' 판매 정책과 중국 BOE와외 소송 관련 입장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감산 정책 및 차세대 메모리·파운드리 기술, 갤Z5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폰 판매 전략 등에 집중돼있다.
가장 시선이 몰리는 지점은 반도체 감산 정책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을 하향 조정중"이라고 밝혔다. 업황 부진에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5800억원의 적자를 내자, 결국 백기를 들고 공급 조절 수순에 돌입했다.
2분기 잠정실적은 각 사업부문별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DS 부문에서 많게는 4조원대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한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출하량은 전분기와 견줘 다소 늘었으나, 가격이 받쳐주지 못하면서 약세가 지속된 것으로 진단한다. 반도체 설계(LSI)·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익성 역시 크게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유안타증권은 "전방 IT 수요 개선 지연으로 파운드리 부문 수익성이 전분기에 이어 부진했다"며 LSI/파운드리 부문 영업적자 규모가 7000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메리츠증권은 D램과 낸드의 출하량이 전분기 보다 18%, 5% 늘었지만 판매가격은 각각 9% 가량 떨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3분기에도 뚜렷한 반등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고객사들의 높은 재고 사정으로, 3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이 계속해서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업황을 고려해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달 감산 규모를 기존 25%에서 30%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더딘 반도체 회복세를 고려하면 삼성전자도 당분간 감산 기조에 변화를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삼성이 공급 조절중인 반도체는 전 세대 제품인 DDR4에 한정되며, AI(인공지능) 관련 수요가 예상되는 차세대 메모리 DDR5/LPDDR5, HBM(고대역폭메모리)에서는 적극적으로 공급 확대 전략을 펴고 있다.
HBM은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서버와 GPU(그래픽처리장치)에 들어가는 제품이다. AI 시장 선점을 위한 빅테크 움직임에 따라 HBM 등 고부가 D램 채용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HBM 수요가 전년 대비 58% 증가하고 2024년에는 3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경영발표회에서 HBM2(2세대), HBM2e(3세대), HBM3(4세대) 양산 준비를 완료한 데 이어, HBM3p(5세대) 제품은 하반기 중 선보이겠다고 했다. 경쟁이 치열한 제품 중 하나로 지목되는 만큼, 이번 설명회에서는 HBM3, DDR5, LPDDR5X 등 차세대 메모리 기술 준비 상황 및 수요 현황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글로벌 포럼 등을 통해 주요 전략을 강조해온 것처럼 구체적인 양산 로드맵 및 고객 수주 상황 설명이 이뤄질 여지가 높다. 이달 초 열린 '파운드리 포럼'에서 삼성은 2025년 모바일을 중심으로 2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해 2027년까지 고성능 컴퓨팅(HPC), 인공지능(AI)으로 응용처를 단계별로 확대하고, 2027년에는 1.4나노 공정을 계획대로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반도체 적자를 사실상 상쇄하고 있는 모바일(MX) 사업 전략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3 시리즈 흥행으로 두 자릿수 이익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당분간 반도체 부문 흑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MX 부문에서 최대한 이익 확대를 끌어내야 한다.
내달 출격을 앞두고 있는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5·폴드5' 필승 전략과 갤23 시리즈 리부트 전략을 새롭게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 프리미엄 시장 뿐 아니라 중저가 시장을 잡기 위한 A시리즈 마케팅 전략도 예상된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성장에 따른 디스플레이 공급 및 투자 로드맵도 관심이다.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애플은 아이폰 외에 신형 태블릿, 노트북, MR(혼합현실) 기기 등에도 OLED를 탑재할 예정이어서 추가 협력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IT용 8.6세대 OLED 투자 계획을 밝혔다. 투자 규모는 4조1000억원으로, 이번 투자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OLED 패널 뿐 아니라 태블릿, 노트북용 OLED 1위를 정조준한다.
삼성전자와는 갤럭시 외에 OLED TV 패널 등을 공급하고 있는데, OLED 채용량 증가에 따라 공급 규모를 더 늘릴지 관심이다.
최근 중국 BOE와의 소송전으로 삼성전자가 디스플레이 공급선에 변화를 줄지도 주목된다. BOE는 삼성전자(중국법인)와 삼성디스플레이(중국법인)를 상대로 지난 5월 LCD(액정표시장치)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디스플레이 공급사 중 하나인 BOE와의 소송 전략에 따라 거래 규모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와 별도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말 BOE를 상대로 스마트폰용 OLED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대상은 아이폰 12 이후 사용된 모든 아이폰의 OLED 디스플레이 특허 4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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