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희망, 쌕쌕이 김현준
최하위 삼성 라이온즈 팬들은 우울하다. 하지만 이 선수만 보면 미소가 지어진다. 방망이면 방망이, 수비면 수비까지 전천후 활약을 펼친 쌕쌕이 김현준(21)이다.
전반기 종료를 앞둔 현재 삼성의 유일한 3할 타자는 강민호(0.308)다. 하지만 장외엔 강민호보다 더 타율이 높은 선수도 있다. 타율 0.313(166타수 52안타)을 기록중인 김현준이다. 김현준은 5월 중순이 되서야 1군에 합류해 규정타석(10일 기준 242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프로 2년차 김현준은 지난해 혜성처럼 떠올랐다. 낮은 순위(2021 드래프트 9라운드 전체 83번)로 지명됐지만, 정확한 타격과 준수한 수비가 돋보였다. 때마침 주전 중견수 박해민이 LG 트윈스로 이적했고, 리드오프 자리까지 꿰찼다.
올해 출발은 좋지 않았다. 지난 3월 시범경기에서 오른 유구골(새끼손가락 아래 손바닥 부위) 골절상을 입었다. 확고했던 주전 자리도 다시 위협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김현준의 각오는 단단했다. 복귀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때려냈고, 6월 타율 3할대를 기록하며 제 자리를 찾았다.
7월에는 4안타 경기만 두 번이나 기록하며 월간 타율 4할(0.424)까지 넘어섰다. 지난 2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에선 9회에만 멋진 수비를 두 번이나 펼쳐 승리를 지켰다. 최근 활약 덕분에 고향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올스타전 감독 추천선수로도 나서게 됐다. 생애 첫 출전이다.
김현준은 "팀 성적이 안 좋아서 아쉽지만, 몸 상태는 좋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더 좋아야 한다. (부상 부위가)가끔 아프긴 하지만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잘 칠 때와 못 칠 때가 있다. 기복을 줄이고 싶다"고 했다.
김현준의 강점은 정확도다. 파워는 떨어지지만 배트에 공을 맞히는 능력은 탁월하다.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발전했다. 빠른 공은 지난해보다 안타로 많이 만들었고, 변화구에 헛스윙하는 비율은 낮아졌다. 김현준은 "빠른 공에 초점을 맞춘 덕분이다. 직구와 변화구를 모두 치려는 스윙을 하니 이도저도 아니었다. 그러니까 변화구에도 덜 속게 되고 있다. 일정한 타이밍에 휘두르니 결과도 좋아졌다"고 했다.
풀타임 2년차인 김현준에게 '2년차 징크스'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김현준은 "1년차에 잘 한 선수들이 2년차 징크스를 겪는다. 저처럼 평범한 선수는 아니다"라며 "너무 열심히 해서 다친 것 같다. 지난 건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4년차 김지찬, 2년 이재현과 함께 '굴비즈'란 별명을 얻으며 팬들의 사랑을 얻었다. 세 선수 모두 유니폼 판매량 최상위권에 올라 있다. 김현준은 "사실 이기면 팬들이 더 많이 오실텐데, 지는 날이 많아서 죄송하다"고 했다. 남은 시즌 목표는 명료하다. "매 경기 안타를 치는 것이다. 팀이 더 올라가는 게 목표"라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졸혼하자, 사생활은 노터치” 그래서 연애했더니 생긴 일 | 중앙일보
- "크기 대결하자" 남성성 건드렸다…이번엔 자 꺼내든 머스크 | 중앙일보
- '로또 2등' 160명 무더기 쏟아졌다…난리난 이 판매점 어디 | 중앙일보
- 화사, 공연음란죄로 고발 당했다…"변태적 성관계 연상, 불쾌" | 중앙일보
- "매년 2만명 살해 당해"…가장 위험한 휴가지 2위 미국, 1위는 | 중앙일보
- 임영웅·소유 제주 데이트?…"우연히 동선 겹쳐" 뜬금 열애설 진실 | 중앙일보
- [단독] 1만년 걸리는 암호 풀었다…北지령문 연 '구슬이 서말' | 중앙일보
- "뱀이라 죽인 것"…부모 잔혹살해한 딸 "살인 아닌 살생" 주장 | 중앙일보
- 尹, 산책 중 美상원의원 깜짝 만남…'아메리칸 파이' 길거리 떼창 | 중앙일보
- 좀비 사진 찍고 잔반 도시락 먹는다…중국 청년들 섬뜩한 경고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