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라면 누구나 '좋아요'를 누를 이 영화
[김준모 기자]
▲ 영화 <좋.댓.구> 포스터 |
ⓒ 트윈플러스파트너스㈜, ㈜키다리스튜디오 |
라이브 무비를 내세운 이 작품은 영화 <인질>, <차인표>처럼 배우가 직접 자신을 연기한다. 그 주인공은 한때 아역배우로 얼굴을 알렸던 오태경이다. MBC 드라마 <육남매>에서 창희 역으로 얼굴을 알린 그는 성인이 된 후 집안사정이 나빠지면서 아르바이트를 뛰었다고 한다. 현재도 배우생활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나마 대중에게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대표작은 20년 전 작품인 영화 <올드보이> 어린 오대수가 전부다.
▲ 영화 <좋.댓.구> 스틸컷 |
ⓒ 트윈플러스파트너스㈜, ㈜키다리스튜디오 |
기승전결로 따지자면 영화의 '기'는 성공을 위한 오태경의 분투가 주를 이룬다. 오대수 분장을 하고 먹방, 브이로그 등 요즘 유행하는 방송을 해도 인기가 없는 그의 모습은 짠함을 유발한다. 모든 일이 마찬가지이지만 문화예술계의 경우 노력과 성공이 비례하지 않는 공식이 강하다. 꾸준한 업로드와 성실하게 인기콘텐츠를 따라가는 것만으로 성공할 수 없는 유튜브 시장에서 오태경은 배우 때와 같은 좌절을 맛본다.
'승'에서는 시위 중인 피켓남을 통해 성공의 달콤함을 맛본다. 배우에게 인생작, 가수에게 인생곡이 있듯 개인채널 운영자에게는 크리에이터의 가치를 올려주는 히트영상이 있기 마련이다. 피켓남의 시위 이유를 알아낸 오태경은 이 영상으로 큰 인기를 끌게 된다. '전'은 풍자의 색깔을 짙게 담아내며 씁쓸한 웃음을 자아낸다. 알고 보니 오태경이 밝혀낸 피켓남의 정체가 그의 조작이라는 것이다.
▲ 영화 <좋.댓.구> 스틸컷 |
ⓒ 트윈플러스파트너스㈜, ㈜키다리스튜디오 |
짠함과 씁쓸함을 유발해냈던 오태경의 모습은 '결'에서 기발한 반전을 통해 좁게는 개인채널, 넓게는 사회 전반에 걸친 풍자를 보여준다. 개인채널은 누구나 유명인이 되고 자신의 뜻을 피력할 수 있다는 순기능을 지니고 있지만, 작품이 보여준 조작논란과 가짜뉴스는 물론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등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자본주의 체계 속 가장 나쁜 역기능을 보여주기도 한다.
작품의 반전은 역기능이 줄 수 있는 배덕감 가득한 순간을 익살맞게 담아내며 쾌감을 자아낸다. 이런 기승전결의 구성은 내세울 스타배우가 없고 자금력에서 한계를 지닌 다양성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모범적인 시도라 할 수 있다. 현시대에 관객들이 호기심과 신선함을 느낄만한 소재를 택했고 한 시도 지루할 틈이 없는 스토리라인을 통해 상업영화 못지않은 오락성을 자랑한다.
여기에 영화 <서치>처럼 디지털화면 내에서만 이뤄지는 상황으로 재미를 준다. 유튜브 영상인 만큼 중간광고 역시 담아냈다는 점은 극 중 리틀 오대수처럼 콘셉트에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와썹맨 박준형을 비롯해 영국남자, 쏘영, 말왕 등 개인채널 크리에이터들의 출연과 혹시나 하는 대박을 꿈꾸며 영상 하나쯤 유튜브에 올려봤을 MZ세대에게 더 많은 '좋아요'를 받을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키노라이츠 매거진과 김준모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베낄 수 없는 매력, 버려진 공간 20곳을 핫플로 만든 사람
- 예견된 새마을금고 사태... 앞으로가 더 문제다
- "목소리 맞는데, 기억 안 난다"는 김웅에게 던진 판사의 구체적인 질문들
- 김건희는 어디 가고 또다시 민주당 탓... <조선>의 눈물겨운 물타기
- 책상 속 수상한 손짓... 고교 시험장서 벌어진 충격 사건
- '육계장' 아닌 육개장인 이유를 알려드립니다
- 미중대립 속 혼란한 한국, 김대중 외교 배워야할 이유
- 튀르키예, 스웨덴 나토 가입 지지... 나토 "역사적인 날"
- "푸바오 동생 생겼다"... 아이바오, 암컷 쌍둥이 판다 출산 성공
- [오마이포토2023] 박영수, '가짜 수산업자 금품수수' 첫 공판 출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