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회동땐 탈당"…'개딸·똥파리 전쟁터' 된 野 새 홈피
더불어민주당이 새로 만든 온라인 커뮤니티 ‘블루웨이브’가 개설 하루 만인 11일 이재명 대표 지지자 그룹인 개딸(개혁의 딸)과 이낙연 전 총리 지지자 그룹 간 전쟁터로 변했다.
블루웨이브는 민주당이 지난 10일 당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신규 개설한 당원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다. 지난해 이 대표가 당 대표 경선에 뛰어든 뒤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서 욕하고 싶은 우리 국회의원·단체장·당 지도부 있으면 거기다 욕할 수 있게, 비난할 수 있게 해보고자 한다”(지난해 7월 30일)고 제안하면서 구상됐다. 민주당은 앞으로 2개월간 블루웨이브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블루웨이브는 개설되자마자 욕설과 비난의 장이 됐다. 10~11일 블루웨이브에는 ‘낙엽’, ‘낙지’, ‘똥파리’ 등 문구가 포함된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낙엽과 낙지는 '개딸'이 이낙연 전 총리를 지칭하는 은어며, 똥파리는 '개딸'이 전 총리 지지자를 낮잡아 부르는 용어다.
대표적인 예가 “낙지 제철인 가을이 기대됩니다. 낙지는 역시 탕탕 쳐서 먹어야 제맛”, “이빨 빠진 낙지 주변에 다 떠나고…. 성남 오이지 한 명 남았다며” 등의 게시글이다. 한 당원은 이 전 총리의 4가지 업적이라면서 ‘검찰개혁 방해, 언론개혁 방해, 윤석열 총장 탄핵 방해, 추미애 사퇴 종용’ 등을 제시했다. “똥파리들아 느그 여늬랑 놀라”, “낙딸들은 느그 여니 관짝 들어갈 때 꼭 같이 들어가길” 등 이 전 총리 지지자를 겨냥하기도 했다.
반면 “안은 썩었는데 옷만 갈아입는다고? 이재명은 사퇴하고 비대위를 설치하라”라거나 “(이재명) 대표님이 문제인데 당 게시판만 바꾸면 뭐하나” 등 이 대표를 공격하는 글도 다수 올라왔다.
이 대표와 이 전 총리는 당초 11일 저녁 식사를 겸해 만나기로 했다. 이날은 이 전 총리가 미국에서 귀국(지난달 24일)한 후 17일째가 되는 날이었다. 이 대표는 이 전 총리 귀국 다음 날 “백지장도 맞들어야 할 시국이어서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고, 이 전 총리는 “민주당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많이 미흡하다”(지난 2일)는 쓴소리도 했다.
블루웨이브에서는 두 사람의 이날 회동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다수 포착됐다. 한 당원은 “이재명 대표는 총선 때까지 (이 전 총리를) 만나지 말라”며 “수박들을 갈라치기 해야지 다시 받아들이는 전략을 쓰면 안 된다”고 했다. “도대체 생각이라는 게 없나? 국민들 힘들어 죽겠다는데 술이나 마시고 한심하다” “(이 대표가) 낙지 만나는 순간 탈당” 등도 있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당원이 주인인 민주당이 또 한 번의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어떤 이야기라도 좋다. 다양한 이야기로 블루웨이브를 채워달라”고 썼다. 블루웨이브에도 직접 “함께 사는 세상, 우리가 손잡고 같이 만들어 가자”는 게시글을 올렸다. 하지만 이 글에도 “이낙연 왜 만납니까?! 정치력이 이 정도면 이잼도 여기까지인가 봅니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한편 이 대표와 이 전 총리 측은 이날 예정했던 만찬 회동을 오후 4시 30분쯤 갑작스럽게 취소했다. 서울 구로구·영등포구·동작구 등에 극한호우(누적 강수량 1시간 50㎜ 이상, 3시간 90㎜ 이상 동시 충족)를 알리는 첫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는 등 오후 내내 수도권 일대 호우 특보가 확대된 탓이다. 양측은 일단 일주일 뒤로 회동을 미루고 정확한 날짜를 조율해 정할 계획이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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