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회동땐 탈당"…'개딸·똥파리 전쟁터' 된 野 새 홈피

정용환, 김은지 2023. 7. 1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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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새로 만든 온라인 커뮤니티 ‘블루웨이브’가 개설 하루 만인 11일 이재명 대표 지지자 그룹인 개딸(개혁의 딸)과 이낙연 전 총리 지지자 그룹 간 전쟁터로 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0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블루웨이브는 민주당이 지난 10일 당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신규 개설한 당원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다. 지난해 이 대표가 당 대표 경선에 뛰어든 뒤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서 욕하고 싶은 우리 국회의원·단체장·당 지도부 있으면 거기다 욕할 수 있게, 비난할 수 있게 해보고자 한다”(지난해 7월 30일)고 제안하면서 구상됐다. 민주당은 앞으로 2개월간 블루웨이브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블루웨이브는 개설되자마자 욕설과 비난의 장이 됐다. 10~11일 블루웨이브에는 ‘낙엽’, ‘낙지’, ‘똥파리’ 등 문구가 포함된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낙엽과 낙지는 '개딸'이 이낙연 전 총리를 지칭하는 은어며, 똥파리는 '개딸'이 전 총리 지지자를 낮잡아 부르는 용어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0일 개설한 당원 온라인 커뮤니티 블루웨이브에 올라온 게시글. 블루웨이브 캡처

대표적인 예가 “낙지 제철인 가을이 기대됩니다. 낙지는 역시 탕탕 쳐서 먹어야 제맛”, “이빨 빠진 낙지 주변에 다 떠나고…. 성남 오이지 한 명 남았다며” 등의 게시글이다. 한 당원은 이 전 총리의 4가지 업적이라면서 ‘검찰개혁 방해, 언론개혁 방해, 윤석열 총장 탄핵 방해, 추미애 사퇴 종용’ 등을 제시했다. “똥파리들아 느그 여늬랑 놀라”, “낙딸들은 느그 여니 관짝 들어갈 때 꼭 같이 들어가길” 등 이 전 총리 지지자를 겨냥하기도 했다.

반면 “안은 썩었는데 옷만 갈아입는다고? 이재명은 사퇴하고 비대위를 설치하라”라거나 “(이재명) 대표님이 문제인데 당 게시판만 바꾸면 뭐하나” 등 이 대표를 공격하는 글도 다수 올라왔다.

이낙연 전 총리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서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 대사와 차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표와 이 전 총리는 당초 11일 저녁 식사를 겸해 만나기로 했다. 이날은 이 전 총리가 미국에서 귀국(지난달 24일)한 후 17일째가 되는 날이었다. 이 대표는 이 전 총리 귀국 다음 날 “백지장도 맞들어야 할 시국이어서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고, 이 전 총리는 “민주당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많이 미흡하다”(지난 2일)는 쓴소리도 했다.

블루웨이브에서는 두 사람의 이날 회동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다수 포착됐다. 한 당원은 “이재명 대표는 총선 때까지 (이 전 총리를) 만나지 말라”며 “수박들을 갈라치기 해야지 다시 받아들이는 전략을 쓰면 안 된다”고 했다. “도대체 생각이라는 게 없나? 국민들 힘들어 죽겠다는데 술이나 마시고 한심하다” “(이 대표가) 낙지 만나는 순간 탈당” 등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0일 개설한 당원 온라인 커뮤니티 블루웨이브에 올라온 게시글. 블루웨이브 캡처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당원이 주인인 민주당이 또 한 번의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어떤 이야기라도 좋다. 다양한 이야기로 블루웨이브를 채워달라”고 썼다. 블루웨이브에도 직접 “함께 사는 세상, 우리가 손잡고 같이 만들어 가자”는 게시글을 올렸다. 하지만 이 글에도 “이낙연 왜 만납니까?! 정치력이 이 정도면 이잼도 여기까지인가 봅니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한편 이 대표와 이 전 총리 측은 이날 예정했던 만찬 회동을 오후 4시 30분쯤 갑작스럽게 취소했다. 서울 구로구·영등포구·동작구 등에 극한호우(누적 강수량 1시간 50㎜ 이상, 3시간 90㎜ 이상 동시 충족)를 알리는 첫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는 등 오후 내내 수도권 일대 호우 특보가 확대된 탓이다. 양측은 일단 일주일 뒤로 회동을 미루고 정확한 날짜를 조율해 정할 계획이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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