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 무드' 들어간 美中…아세안에서 韓中 대화 물꼬 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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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간 고위급 회동이 잇따르는 가운데한중 양국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일정을 계기로 대화의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중국의 대북 설득이 필요한 우리 입장과 한국을 통해 공급망 관리 등에 나서야 하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만큼 소통의 발판이 마련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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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위급 연속 방중…경제분야 소통 움직임
"대화 기회 살려야…확실한 노림수 필요하다"
미국과 중국간 고위급 회동이 잇따르는 가운데한중 양국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일정을 계기로 대화의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중국의 대북 설득이 필요한 우리 입장과 한국을 통해 공급망 관리 등에 나서야 하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만큼 소통의 발판이 마련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11일 외교가에 따르면 이달 13~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잇따라 열리는 아세안 외교무대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과 친강 중국 외교부장의 회담 가능성이 거론된다. 박 장관은 오는 13일 한·아세안 및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뒤, 14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및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최영삼 외교부 차관보 방중, 고위급 회담 재개한국 중국은 그동안 껄그러운 관계를 유지해왔다. 우리나라는 동북아 패권 경쟁에서 가장 큰 동맹국인 미국과 보폭을 맞춰왔는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전략적 모호성을 버리고 '가치 외교'에 주력한 점이 권위주의 진영에 속한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특히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을 계기로 양국 관계는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다만 최근 최영삼 외교부 차관보가 중국을 찾아 고위급 대화를 재개하면서 어느 정도 회복의 첫 단추를 끼운 상태다. 중국 외교라인 1인자로 꼽히는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전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한중 양국이 '일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광활한 발전 전망을 열여가길 희망한다"며 나름의 '화해 제스처'를 보내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이 소통을 재개하면서 대화의 공간도 넓어졌다. 지난달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 이어 중국을 찾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 9일 방중 일정을 마친 뒤 "생산적인 소통 채널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허 리펑 중국 부총리도 양국을 경색 국면으로 몰고 간 '정찰풍선 사태'에 이례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화 기회 살려야…중요한 건 우리만의 노림수"한중 양국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북한의 핵 위협을 저지하고 중국의 대북 관여도를 높여야 하는 우리의 입장과 한국을 통해 공급망을 관리하고 미국을 견제해야 하는 중국의 수요가 상응하는 것이다. 정부가 연내 개최 의지를 피력했던 '한중일 3국 정상회의'도 고려할 부분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다자 계기 고위급 소통 필요성에 대해서는 양국이 기본적인 공감대를 갖고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한중 외교장관 회담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할 내용이 없다"고 했다.
주재우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중국연구센터장은 '확실한 노림수'를 당부했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가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 반도체 등 기술적 우위를 이용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주 센터장은 "중국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적극 활용해 모멘텀을 키워가야 한다"며 "미국도 경제 분야에서 물꼬를 트려 노력 중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확실한 노림수 없이 섣불리 나섰다간 중국에 끌려가고, 다시 미국으로부터 압박받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은 이번 다자무대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를 바탕으로 방류 설득작업에 주력할 전망이다. 북한이 최선희 외무상을 파견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ARF 외교장관회의는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안보협의체이기 때문이다. 다만 북한은 2020~2021년 화상으로 진행된 회의와 지난해 대면 회의 때 모두 안광일 인도네시아 주재 북한대사 겸 주아세안대표부 대사를 대신 참석시킨 바 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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