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엔화 사러간다"…슈퍼 엔저에 적금까지 깨서 '엔테크'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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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8년여 만에 원·엔 환율이 800원대를 기록하는 등 엔화 가치가 급락하자 20·30세대 사이에선 엔화를 사들여 환차익을 거두는 엔테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향후 원·엔 환율이 지금보다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엔화를 사들이는 이들이 늘어나며 시중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도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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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장기 투자 관점에서 매력적이지 않아"
# 올해 겨울 일본 여행을 앞둔 대학생 A씨(22)는 요즘 '엔테크'(엔화+재테크)에 관심이 많다. 환전을 위해 엔화 환율을 눈여겨보고 있던 A씨는 "환율이 910원대까지 떨어졌을 때 더는 내려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환전했는데 890원대까지 떨어지더라"라며 "투자 목적으로 여행에 필요한 돈보다 더 많이 환전하는 게 좋을지 고민했다"라고 말했다.
최근 8년여 만에 원·엔 환율이 800원대를 기록하는 등 엔화 가치가 급락하자 20·30세대 사이에선 엔화를 사들여 환차익을 거두는 엔테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적절한 환전 시기를 묻는 고민 글과 저렴할 때 많이 바꿔두라는 조언이 넘친다. 적금보다 수익률이 높을 것 같다며 적금을 깨고 엔화를 구매하는 이들도 나타났다.
'엔테크' 관심 쏠리자…전문가 "엔화 투자 변동성 커 위험"
향후 원·엔 환율이 지금보다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엔화를 사들이는 이들이 늘어나며 시중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도 급증했다. 지난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잔액은 6월 말 기준 8601억2038만(한화 약 7조8856억원)으로 전달(6795억8340만엔·한화 약 6조2304억원)과 비교해 26.5% 늘어난 수치다.
환전하거나 통장을 개설하지 않더라도 엔테크를 할 수 있는 엔화 상장지수펀드(ETF)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서 직접 엔화에 투자할 수 있는 유일 ETF인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일본엔선물 ETF'의 순자산이 6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환율의 경우 변동성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엔화 투자에 신중히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연합뉴스를 통해 "엔화를 안전자산 관점에서 투자할 수는 있지만, 앞으로 엔화 강세를 노리고 투자하는 것은 장기 투자자 관점에서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라며 "투자 자산 가운데 너무 큰 비중을 엔화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또 동아일보에 따르면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식은 상승이든 하락이든 전반적인 추세가 있는데 환율은 주식보다 훨씬 변동 가능성이 크다"라며 "자금이 제한적인 청년들이 환율 차익을 얻기 위해 자산의 상당수를 투입해 엔화 투자를 하는 건 매우 위험하다"라고 지적했다.
한지수 인턴기자 hjs1745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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