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미녀 A+, 밥먹자" 문자 보낸 대학강사…탄원서 쓴 학생엔 F

지난달 기말고사 직후 A씨가 한 여학생에게 보낸 메시지. TV조선 캡처

한 대학교 강사가 학생들에게 외모를 평가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일부 학생들에게만 출제 여부를 알려주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해당 강사는 학점을 F로 내리는 것으로 응수했다.

10일 TV조선에 따르면 강원도의 한 사립대 교양과목 강사 A씨는 지난달 기말고사 직후 한 여학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OOO 교수야. (왜) 시험날 인사도 안 하고 그냥 나갔어. 서운하잖아”라며 “최종성적 A+ 나왔어. 축하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많은 교양과목 중에서 내 과목 들어줘서 감사하고 눈물겹도록 고맙고 또 고마워. 성적 나오면 따로 연락하고 나중에 기회되면 식사 한 번 하자”며 학생을 “학교 최고 미인”이라 칭했다.

A씨가 또다른 학생에게는 시험문제를 유출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한 학생은 “A씨가 문제를 알려줄 테니까 수업 끝나고 남으라고 했다. 교재에 직접 O·X를 표시해 가면서 시험에 나온다고 했다”고 TV조선에 전했다.

학생들은 A씨가 시험에 나오지 않는 부분에 직접 'O·X' 표시를 해주며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TV조선 캡처

이에 학생 대표 4명이 A씨의 처신에 문제가 있다며 학교에 탄원서를 제출하자 학교 측은 진상 조사에 나섰는데, A씨가 “학생들과 대화로 해결하겠다”고 하자 탄원서를 쓴 학생 이름과 전화번호를 A씨에게 넘겼다.

이후 학생들은 A씨로부터 “왜 탄원서에 사인을 했냐. 넌 꼴통이다”라며 “전화 안하거나 안 받으면 재채점할 수 있다”는 문자를 받았다. A씨는 실제 B0였던 학생 성적을 B-로, F로 내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학생이 전화를 안 받으니까 내가 의도적으로 F학점을 준 게 아니라 통화하고 싶어서 엄포를 놓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학 측은 A씨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인사위원회 개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