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커지는 D 공포…대규모 경기부양책 나올까
디플레 우려가 약한 수요 압도해
금리 인하, 소비쿠폰 수준 대응할 듯
중국의 저물가 장기화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 정부가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는 하반기 추가적인 금리 및 지급준비율(RRR) 인하와 소비쿠폰 지급 등 예상 가능한 선에서 정부가 대응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우려를 반전시킬만한 대규모 경기부양책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지난해 대비 0.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치(0.2%)와 전망치(0.2%)를 모두 하회하는 수치다. 중국 CPI 상승률은 지난 3월(0.7%), 4월(0.1%), 5월(0.2%)에 이어 4개월째 0%대를 나타내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반등 힘 잃어
디플레 우려가 경기 회복 신뢰 짓누르는 중
물가 하락은 전달과 마찬가지로 돼지고기 가격 급락이 주도했다. 지난달 돼지고기를 포함한 육류 가격은 전년 대비 7.2% 떨어졌고, 낙폭은 5월(-3.2%)보다 커졌다. 비식품과 소비재는 각각 0.6%, 0.5% 하락했다. 주거 비용은 보합세였지만 교통, 생활용품 및 서비스가 각각 -6.5%, -0.5%로 집계됐다.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소비 심리와 국제유가 하락 등의 여파로 전년 대비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2016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5.4%를 기록했다. 전월치(-4.6%)와 전망치(-5.0%)를 모두 밑돌며 6개월째 마이너스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은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추가 부양책이 나올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저물가는) 회복이 약화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디플레 우려가 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를 짓누르고 있다"면서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잠재적 부양책이 나올지에 대해 더 많은 추측을 촉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큐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0% 물가 상승률과 생산자물가의 추가 하락은 중국 포스트 코로나 반등이 더 힘을 잃었음을 시사한다"면서 "가격 측면에서 모멘텀이 약해지는 것은 성장 전망을 흐리게 하는 약한 수요의 신호"라고 지적했다.
하반기 RRR· MLF 등 인하 전망
시장 우려 반전시킬 대규모 부양책은 없을 듯
시장에서는 정부 주도의 강력한 경기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미국 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존스 랭 라살레의 브루스 팡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정부가 강력한 거시 정책을 도입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후이판 UBS 자산관리 아시아태평양 투자 인사 겸 거시경제 책임자는 "정책 지원이 계속되겠지만, 대규모 부양책은 없을 것"이라면서 "하반기 0.25~0.5%P 수준의 RRR 인하와 0.1%P의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 인하가 한 두차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지방 부채에 대한 일부 정책 도입 가능성이 있으며,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간접적 지원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과 국가금융규제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부동산 개발 업체에 대한 구제조치를 일부 연장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만기가 2024년 12월 31일 이전인 일부 미결제 대출의 상환 기한을 당초 규정보다 1년 연장해준다는 내용이 골자다. 경제 전문매체 차이신은 중국 부동산 연구기관인 중즈연구원의 데이터를 인용, 올해 상반기 부동산 정책이 다소 부진한 추세였다고 보도했다. 시장 회복 지연의 배경에 대해선 "거주자의 소득 부진, 주택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 미완성 부동산에 대한 우려 등이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중국은 오는 17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발표한다. 중국 현지 전문가들은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2분기 GDP 성장률이 6%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선 1분기 성장률은 4.5%였으며, 올해 연간 기준 중국 정부가 내세운 목표치는 5% 안팎이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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