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유민·김민별·방신실 무서운 '샛별 전쟁', 언니들 긴장해
윤승재 2023. 7. 11. 09:04
'샛별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지난 9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3 대유위니아·MBN오픈은 신인들의 질주가 돋보였던 대회였다. 신인 황유민(20)이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우승한 가운데, 김민별(19)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방신실(18)은 4위에 올랐다. 올해 신인 삼총사가 모두 상위 5위 안에 든 것은 이 대회가 처음이다.
최종 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시작한 황유민과 김민별은 마지막까지 동타를 유지하며 연장 승부를 펼쳤다. 황유민은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몰아치며 선두에 올랐고, 초반 보기 2개를 범한 김민별은 후반 홀에서 기록한 버디 5개를 포함해 총 8타를 줄이며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비록 승부는 한 홀 만에 황유민의 승리로 끝났지만, 두 신인 선수가 연장 승부를 펼친 것만으로 의미 있었던 대회였다.
‘장타 소녀’ 방신실의 페이스도 대단했다. 방신실은 1라운드에서 더블보기만 두 번이나 범하며 2오버파 공동 79위에 머물러 있었다. 2라운드에서 7언더파 코스 레코드 타이기록을 세우며 공동 7위까지 뛰어오른 방신실은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보기 없이 6개의 버디를 몰아치며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로 6타 차까지 벌어진 선두와의 격차를 2타 차로 줄이는 뒷심을 발휘했다.
각자의 장점을 잘 드러낸 대회였다. KLPGA투어 장타 1위인 방신실은 이번 대회에서도 평균 272.99야드로 장타 1위를 기록했다. 전체 장타 3위 황유민도 이번 대회에서 2위(265.21야드)를 차지했다. 방신실은 88.89%의 그린 적중률을 선보였고, 퍼팅이 장점인 황유민은 평균 1.5번의 적은 퍼팅(대회 3위)으로 우승까지 차지했다. 만능이라는 평가를 받는 김민별은 각종 세부 기록에선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는 못했으나, 승부처에서 꾸준히 버디를 작성하며 준우승을 일궈냈다.
세 선수가 나란히 잠재력을 폭발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1m63㎝ 작은 체구의 황유민은 지난해 아마추어 세계랭킹 3위까지 오른 최고 유망주다. 프로에서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다가 이번 대회에서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민별은 이번에도 연장전에서 패하며 시즌 두 번째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14번의 대회에서 상위 10위에 6번이나 드는 꾸준함을 자랑했다. 방신실의 장타도 여전했다.
황유민의 우승으로 신인상 싸움도 재밌어졌다. 그동안 신인상 판도는 김민별-황유민-방신실 순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한 차례 준우승과 여섯 차례 톱10으로 꾸준히 성적을 낸 김민별이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었고, 방신실이 신인 첫 우승(E1 채리티 오픈)과 함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황유민은 상위권 성적은 없었으나, 13개 대회에서 컷 탈락 없이 김민별을 꾸준히 쫓아가고 있었다.
황유민이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하면서 판도가 뒤집어졌다. 황유민이 김민별을 33점 차로 제치고 신인상 포인트 1위에 올라섰다. 상금 순위에서도 준우승 상금 1억1000만원을 받은 김민별이 방신실을 제치고 신인 1위(전체 7위)에 올라섰다. 황유민도 우승 상금 1억8000만원과 함께 총 상금 3억 고지를 눈앞에 두면서 순위를 24단계(14위) 끌어 올렸다.
세 선수의 경쟁은 이제 ‘샛별 전쟁’에서 그치지 않는다. 투어 각종 지표에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별이 종합능력지수 1위(149점)를 유지한 가운데, 방신실이 4위(192점) 황유민이 5위(202점)에 올라있다. 대상포인트에서도 김민별이 257점으로 투어 전체 4위에 올랐고, 방신실이 13위(193점), 황유민이 18위(145점)에 랭크됐다. 당찬 세 루키가 쟁쟁한 언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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