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라클레스' 심정수 아들 심종현, MLB 5라운드 애리조나 지명
통산 300홈런을 때려낸 '헤라클레스' 심정수의 아들 심종현(21·케빈 심)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지명을 받았다.
애리조나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루멘 필드에서 진행된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전체 148순위로 샌디에이고대 3학년 케빈 심을 지명했다. 계약금은 42만1100달러(5억5000만원)다.
심종현은 구단을 통해 "최고의 선수였던 아버지와 쉬지 않고 훈련했다. 이 과정을 통해 타격자세를 완성할 수 있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심종현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 심정수의 둘째 아들이다. 심정수는 1994년 OB 베어스(현 두산)에 입단해 현대 유니콘스, 삼성 라이온즈를 거치면서 통산 15시즌 동안 타율 0.287, 328홈런을 쳤다. 2007년엔 홈런왕(31개)에 올랐다. 은퇴 뒤엔 미국으로 건너가 스포츠심리학을 공부한 뒤, 정착했다.
심정수의 세 아들은 모두 아버지를 따라 야구를 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장남 심종원(제이크)은 2020년 트라이아웃에 참가하며 KBO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지명을 받지 못했다. 둘째 심종현과 미국에서 태어난 막내 에릭 심도 아버지로부터 야구를 배웠다.
심종현은 고교 시절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2학년 때 올 아메리칸팀에 선발되는 등 메이저리그(MLB) 진출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아버지처럼 장타력이 탁월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드래프트가 축소됐고, 대학 진학으로 방향을 돌렸다.
심종현은 1학년 때부터 좋은 활약을 펼쳤다. 웨스트코스트 컨퍼런스 이주의 선수 2회, 2022 올컨퍼런스 퍼스트팀, 2023 올컨퍼런스 새컨드팀에 선발되며 재능을 인정받았다. 올 시즌엔 부상으로 시즌 막바지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타율 0.298 13홈런 40타점 9도루의 뛰어난 성적을 냈다. 주포지션은 3루수지만 1루, 2루, 좌익수까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한다.
심정수는 선수 시절에도 MLB에서 뛰고 싶어했다. 외국인 선수들과 편하게 대화할 정도로 영어 실력이 뛰어났다. 2003년엔 이승엽과 함께 플로리다 말린스 캠프에 초청돼 스프링 트레이닝 경기에 나서 타율 0.307(13타수 4안타), 1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심종현은 지난달 드래프트를 앞두고 신체 능력을 측정하는 드래프트 컴바인에 참여했다. 당시 MLB.com과 인터뷰를 한 심정수는 "어린 시절의 꿈을 살고 있다. 아들을 보면 옛날 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이젠 아들 심종현이 아버지의 꿈을 대신 이룰 시간이 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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