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강도 ‘反간첩법’ 시행…여행업계 "현지 영향 미미"

지도나 통계자료 검색·국가기관 촬영 시 간첩혐의 의심
여행업계 "정치인 등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 막기 위한 것"
예약 취소건 없고 수요 증가세…"만일 상황 대비 매뉴얼 마련"

상해.ⓒ여행이지

중국이 이달부터 ‘반(反) 간첩법’을 시행하면서 국내 여행객들의 현지 여행수요가 꺾일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반간첩법이 여행객에게는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현재 예약상의 변동 및 취소는 거의 없는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현지 가이드를 통해 고객에게 각종 유의상황을 안내하는 등 대응 매뉴얼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은 지난 1일 간첩 행위의 범위를 확대하고 처벌을 강화한 반간첩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개정안은 간첩행위에 ‘기밀 정보 및 국가안보와 이익에 관한 문건·데이터 등에 대한 정탐·취득·매수·불법 제공’을 명시했다.

스마트폰으로 지도, 사진, 통계자료 등을 검색하거나 저장하는 행위, 시위대, 기밀 관련 부처·핵심 정보기반시설은 물론 국가기관을 촬영하는 것도 간첩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

또한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대만, 신장과 티베트 인권 문제 등과 관련한 자료 검색과 저장하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

중국 공안당국은 간첩혐의가 의심되는 사람의 휴대물품 등을 강제수색할 수 있고 조사를 위해 8시간에서 최대 24시간까지 구금할 수 있다. 반간첩법을 위한반 외국인은 즉시 추방되고 10년 이내 중국에 입국할 수 없다.

문제는 중국 당국이 안보나 국익과 관련 있다고 규정할 수 있는 정보의 범위가 매우 광범위하고 모호하다 보니 여행·출장 등으로 인한 중국 방문 시 자칫 간첩으로 몰릴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현재 한·중 관계가 얼어붙어 있는 만큼 중국이 보복 수단으로 반간첩법을 악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여행업계에서는 반간첩법 시행이 여행객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간첩법은 정치인, 교수, 사회운동가 등 중국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중국에 못 오게 하는 게 핵심이라며 여행객들과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다만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현지 가이드와 계속 교류를 하며 동향을 살피는 등 매뉴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고객들에게는 각종 유의사항(국가기관·정보기반시설·접경지역 등 촬영 금지, 지도·통계자료 검색 및 저장 금지)을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는 반간첩법 시행에 따른 예약 취소 건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 올 여름 중국 여행 수요가 일본만큼 폭증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번 시행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교원투어 여행이지에 따르면 이번달 중국 송출객은 전월 대비 43% 증가했으며, 8월 예약률은 6월의 75% 수준에 달한다.

또한 추석 황금연휴가 시작되는 9월 중국 상품 예약률은 6월 대비 6% 오르면서 이 기간 중국 여행 수요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반간첩법은 중국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해당되는 것”이라며 “파룬궁, 신장 위구르 문제를 현수막으로 걸거나 관계된 시설에 직접 찾아가지만 않으면 크게 문제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여행업계 관계자도 “반간첩법으로 중국 여행이 취소되거나 하지는 않았고 중국이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오히려 여행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지 여행객들에게 영향을 줄 만한 내용은 아니지만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