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서경환 대법관 후보, 오늘부터 청문회 시작… ‘로펌 자문·비상장 주식’ 쟁점

권영준 후보자, 고액 ‘로펌 수익’ 논란 공세 전망
서경환 후보자, 배우자·자녀 ‘비상장株’ 보유 의혹
‘노란봉투법·압수영장 사전심문’ 등 질의 나올 듯

윤석열 정부 2, 3번째 대법관 후보에 오른 권영준·서경환 후보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두 사람은 이달 18일 퇴임하는 조재연, 박정화 대법관 후임으로 추천됐다.

애초 김명수 대법원장은 조재연·박정화 대법관의 후임을 추천하는 과정에서 진보 성향의 대법관 후보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청하려다 대통령실이 에둘러 불만을 표시하자, 중도 성향의 대법관 후보를 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법관 후보 추천은 오는 9월 퇴임하는 김 대법원장이 제청하는 마지막 인사였다.

서경환,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사진제공=대법원＞

이날부터 열리는 인사청문회에서는 권영준 후보(52·사법연수원 25기)가 대형로펌에 법률 의견서를 내고 18억여원을 받은 것과 관련해 집중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열리는 서경환 후보(57·21기)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가족의 비상장 주식 보유 경위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 후보자는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근무하면서 2018년부터 5년간 대형로펌에 63건의 의견서를 작성하거나 국제중재 증언을 하고 18억1500여만원을 받았다.

권 후보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보낸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보수의 많은 부분은 국제중재 절차 전문가 증인 활동으로 인한 것"이라며 "법률 비용의 규모, 비슷한 수준의 국내외 전문가가 받는 보수 등에 비춰보면 후보자가 받은 보수는 일반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야당은 여러 곳의 로펌으로부터 자문 명목으로 수억원에 달하는 돈을 받은 권 후보자가 대법관에 적합하지 않다고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야당은 권 후보자의 딸이 고교 시절 서울대 법대에서 봉사활동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권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답변서에 따르면 권 후보자의 장녀는 고교생이던 2013년 12월29일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워크숍 준비총괄’ 명목으로 8시간의 봉사활동을 인정받았다. 주관 기관은 모의 유엔 관련 청소년 비영리단체로 알려진 ‘글리스’로 기재했다. 당시 권 후보자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이에 대해 권 후보자는 "서울법대가 아닌 글리스로부터 봉사활동 8시간을 인정받은 것으로 장녀는 당시 글리스 사무총장 직책을 맡아 워크숍을 준비했다"며 "글리스는 서울대 이외에도 여러 대학의 협조를 얻어 대학 건물에서 워크숍이나 모의 유엔대회를 개최했고, 당일은 일요일로 대학의 학사일정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가족이 비상장 주식을 보유한 것이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서 후보자의 배우자와 장남은 비상장주식을 각 15만주와 5만주씩 보유했는데, 해당 주식은 7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 후보자는 보유 주식 전부를 매입 당시 가격으로 처분했다고 해명했다.

또 청문회에서는 최근 대법원이 선고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유사 쟁점 사건,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 제도 도입 등에서도 질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권 후보자는 서면 질의답변서에서 "(최근 대법원 판결은) 판례의 변경은 아닌 것으로 이해하고 있고,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나 평가가 있을 수 있으나 대법관 후보자로서 판결의 취지를 존중하고 있고, 그 이상의 언급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서 후보자도 "최근 통상임금, 임금피크제 및 책임 제한 개별화 관련 판결 등 대법원 판결들에 대해 노조 친화적 판결이라는 비판이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대법원이 헌법과 법률의 해석에 근거해 판결을 선고한 사안들에 대해 대법관 후보자로서 구체적인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