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초상화에 키스…'뻔뻔한 충성' 부통령 후보, 여성도 3명

김선미 2023. 7. 1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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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유력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에 관심이 모인다고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AP=연합뉴스


백악관 탈환을 꿈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는 누가 될 것인가.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주요 인사들에게 주어진 질문이다. 미국 역사상 전·현직 대통령을 통틀어 최초로 형사 기소됐다는 오명에도 불구, 트럼프는 여전히 공화당의 유력 주자다. 그런 그의 러닝메이트로 지목된다는 것은 워싱턴포스트(WP)의 8일(현지시간) 표현에 따르면 "큰 승진 기회"다. 당내 지지기반이 미약한 신인급 정치인들에겐 특히 그렇다. WP는 "러닝메이트 자리를 둘러싸고 경쟁하는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고 전했다.

공화당의 경선 레이스에서 트럼프의 존재감은 뚜렷하다. 지난달 26일 NBC방송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응답한 공화당 유권자는 51%에 달했다. 다음 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22%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WP는 "트럼프는 이념적 동맹과 실용적인 선택 사이에서 고민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미 시작된 '충성 경쟁'


폭스뉴스 앵커 출신인 캐리 레이크(54)는 공직 경험이 없지만 유력한 러닝메이트 후보로 꼽힌다.AP=연합뉴스

트럼프가 러닝메이트를 고민하면서 가장 고려하는 요소는 CBS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자신에 대한 충성도다. 이런 성향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사이가 틀어진 뒤 더 강해졌다고 한다. 펜스는 2021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패배한 뒤, 트럼프에게 "대선 결과에 불복하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불복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펜스를 "배신자"로 낙인 찍은 배경이다. 한때 트럼프의 충직한 보좌역이었던 펜스는 경선 가도에선 그의 경쟁자다. CBS는 "트럼프가 펜스에게 큰 분노를 느낀 뒤 뻔뻔스러울 정도로(unabashedly) 충성할 사람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친 트럼프 여성 3인방'으로 불리는 캐리 레이크(54) 전 애리조나 주지사 후보, 엘리스 스터파닉(39) 뉴욕주 하원의원, 마조리 테일러 그린(49) 조지아주 하원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지난 3월 보수정치행동희의(CPAC)에 나란히 참석하며 본격적으로 경쟁을 시작했다.

캐리 레이크는 CPAC기조행사 만찬에서 발언을 마치며 무대에 있던 트럼프의 초상화에 입을 맞추는 행동까지 보였다. 폭스뉴스 앵커 출신인 그는, 2022년 중간선거 당시 트럼프의 지지를 등에 업고 애리조나 주지사에 출마했지만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트럼프 충성 경쟁에선 금메달 감이다. 지난달 트럼프가 기소되자 "트럼프를 잡으려면 전미총기협회(NRA) 회원인 7500만 미국인을 거쳐야 할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악시오스는 "공직 경험은 없지만 어떤 주제로든 트럼프를 위해 맹렬하게 싸울 수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자격 요건을 갖춘 인물"이라고 평했다.

엘리스 스터파닉 뉴욕주 하원의원은 지난 2021년 트럼프에 반기를 들었던 리즈 체니를 축출하는 데 앞장서고 하원 총회 의장 자리를 꿰찼다. AFP=연합뉴스


공화당 하원 서열 3위인 엘리스 스터파닉은 한때 '공화당의 미래'로 불리며 합리적 온건파로 평가됐다. 하지만 민주당의 트럼프 1차 탄핵 시도를 저지하며 존재감을 보이더니, 2021년엔 트럼프에 반기를 들었던 리즈 체니를 쫓아내고 하원 총회의장 자리를 차지했다. '여자 트럼프'로 통하던 마조리 테일러 그린도 충성도로는 여느 경쟁자에 밀리지 않는다. 다만 최근 동료 의원에게 막말해 공화 강경파 모임에서 퇴출당하면서 미래가 다소 불투명해졌다. 이외에 백악관 대변인 출신인 사라 허커비 샌더스(41) 아칸소 주지사, 니키 헤일리(51) 전 주유엔 미국대사도 거론된다.


'사법 리스크'에 현실적 선택 가능성도


팀 스콧(58) 사우스캐롤라니아 상원의원은 흑인이자 젊고 강한 이미지를 보유한 공화당 경선 후보다. AP=연합뉴스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트럼프로선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대선 경선 후보이기도 한 팀 스콧(58)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주목받는 이유다. 특히 스콧은 최근 고교 미식축구 선수 출신인 점 등을 들며 젊고 강한 이미지로 인기를 끌었다. WP는 "흑인인 데다 트럼프의 논란에 휩싸이지 않았던 스콧은 당 전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트럼프가 아프리카계와 여성의 표심을 얻기 위해선 스콧과 함께 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선 최대 라이벌인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손을 잡는 것도 승산을 높일 방법으로 거론된다. 특히 두 사람 모두 플로리다주에 거주 중인데, 미 헌법은 같은 주에서 여러 명의 선거 후보가 출마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팜 비치 포스트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슈퍼팩 '마가(MAGA)'가 두 사람이 팀으로 출마하기를 오랫동안 희망한 이유"라고 전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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