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의 인사이트] 천국에 보화를 쌓는 사람들
기부하는 이들… 원래 내 것은
없고 하나님이 주신 것을 잠시
맡았다 하나님께 드리는 것뿐
맘몬이 지배하는 시대에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하나님 나라의
확장 위해 하늘에 보물 쌓는
이들 있어 세상은 살 만하다
윤석열정부 들어 국무총리 후보에 올랐던 경제 관료 출신의 A씨는 월급은 물론 모든 수입의 십일조를 낸다. 심지어 연말정산 때 기부금에 대해 세액공제 받은 것까지 다시 10분의 1을 낸다. 그보다 더 독실한 신앙을 가진 아내는 사무관 시절부터 승진 축하난이나 과일바구니 등이 집으로 배달되면 인터넷에서 가격을 알아본 뒤 2만~3만원까지 합산해 십일조를 내도록 했다.
지난해 가을 허리를 다쳐 한 달간 병원에 입원했던 팔순의 어머니는 자녀들이 알려드린 대로 병상에서 유튜브로 예배를 보며 헌금을 내는 일도 거르지 않았다. 어머니의 짐을 챙기러 갔다가 열어본 성경책 속에는 십일조 봉투부터 몇천 원, 몇만 원까지 주일헌금 봉투, 비전헌금 봉투, 감사헌금 봉투들이 가득했다. 20년 동안 공무원 유족 연금으로 빠듯하게 생활하면서도 교회에 내는 돈은 아끼지 않으셨다.
경기도의 한 골프장을 운영하는 모 회장은 골프장 안에 세운 교회에서 매주 수요예배 후 상금을 내걸고 가위바위보 게임을 한다. 직원들이 이기면 5만원씩 상금을 나눠주는데 매주 상금이 100만원에 달한다. 처음에는 상금을 타기 위해 예배에 참석했던 직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접하고 신앙을 갖게 됐다고 한다. 한 푼이라도 더 움켜쥐려고 아등바등하는 시대, 욕망의 바벨탑을 쌓는 시대, 맘몬이 지배하는 시대에 쉽지 않은 일이다.
세상일을 보도하는 언론사에는 제보와 격려, 항의 등이 자주 들어온다. 그런데 국민일보에는 다른 언론사에 없는 게 있다. 가끔씩 담장 안 교도소에서 날아오는 편지다. 얼마 전 군산교도소에서 23년째 복역 중인 재소자가 전도에 열심인 동사무소 동장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며 동장에게 편지를 보내왔다. “할렐루야! 기사를 읽으며 진정한 행복이 무엇이고 어디에 있는지 깨닫게 됐습니다. … 지난 일은 우연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예비한 계획된 일이라 믿습니다.”
경북의 어느 재소자는 “어릴 적 부모에게 버려져 고아원에서 자라고 고아원 형들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뛰쳐나와 껌팔이, 신문팔이, 앵벌이 등을 하며 어두운 삶을 살았다”면서 비빌 언덕조차 없는 외로운 곳에서 여러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자신을 일으켜 세운 건 교도소에서 만난 하나님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앙심을 키워줄 분이 필요하다. 캄캄한 어둠을 벗어나 빛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직 세상은 따듯한 곳이라는 희망을 품고 싶다”면서 A4용지 3장 분량의 편지를 신문사로 보내왔다. 지난 연말에는 “‘더 미션’ 지면이 없었다면 성경과 거리가 멀어질 뻔했는데 (지면 덕분에) 지금껏 성경과 벗할 수 있었다. 더 미션을 통해 다양한 종교 소식과 여러 성도님의 신앙 체험담을 접하고 있다”며 전남 순천교도소에 수감 중인 재소자가 펜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를 보내왔다.
영치금을 사용하거나 가족에게 부탁해 국민일보를 자발적으로 구독하는 이들이다. 국민일보가 미자립교회와 교도소, 군부대 등에 무료로 보내는 문서선교사역 ‘미션프렌즈’를 통해 신문을 접하고 신앙을 갖게 된 이들도 있다.
“내 것은 없습니다. 주님이 주신 것으로 주님의 일에 드립니다.” “이 사역을 통하여 수많은 영혼이 회심하고 주님께 나아오길 간절히 소망하고 기도합니다.” 미션프렌즈로 후원하는 이들이 더 미션 홈페이지에 남긴 글을 보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부를 축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부를 고이게 하지 않고 흘려보내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10년 전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라오스, 파키스탄, 캄보디아 학교와 국제구호단체 등에 수억 원씩 꾸준히 기부하고 있는 중현테크 최근영 대표의 말이다. 20년간 100억원 이상을 기부한 강석창 미네랄바이오 대표는 “원래 내 것은 없었다. 하나님 거를 잠깐 맡았다가 하나님한테 드리는 건데 기부라는 용어는 적절치 않다”고 했다. 고난과 역경을 딛고 사업을 일궈 자신의 배만 불리기보다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애쓰는 이들이 있기에 세상은 아직 살 만한지도 모른다.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라 거기는 좀과 동록이 해하며 도적이 구멍을 뚫고 도적질하느니라.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 거기는 좀이나 동록이 해하지 못하며 도적이 구멍을 뚫지도 못하고 도적질도 못하느니라.”(마 6:19~20)
이명희 종교국장 mh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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