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답게 살고 싶어 잘사는 나라 한국에 왔습네다”

박준상 2023. 7. 11.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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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게, 당당하게 살고 싶어서 한국에 오게 됐다."

2019년 탈북한 20대 여성 A씨는 10일 경기도 안성시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소(하나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을 탈출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2014년 탈북한 30대 C씨는 "한국으로 오는 길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안 올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북송의 후과가 어떨지 몰라 한국행을 택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지, 탈북자들이 (한국에) 오길 원하지 않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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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돌 하나원, 7년 만에 본원 공개
탈북민들, 다양한 직업훈련 참가
권영세 “정착지원에 특별한 관심”
10일 오전 북한 이탈주민들의 사회정착을 지원하는 통일부 소속기관인 경기도 안성시 삼죽면 하나원이 개원 24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하나원 직업교육관에서 북한 이탈주민들이 제과 제빵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사람답게, 당당하게 살고 싶어서 한국에 오게 됐다.”

2019년 탈북한 20대 여성 A씨는 10일 경기도 안성시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소(하나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을 탈출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하나원은 이날 개원 24주년을 맞아 취재진에 안성 본원을 공개했다. 하나원의 언론 공개 행사는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A씨를 비롯한 하나원 여성 교육생 3명이 인터뷰에 응했다. 다만 신분 노출을 우려해 모두 이름과 나이, 출신지 등을 숨기고 취재진 앞에 섰다.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시청했다는 A씨는 “한국은 인권이 보장되는 나라라는 것을 드라마를 통해 많이 본 것 같다. 잘 사는 나라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2004년 탈북한 30대 B씨는 “영양실조가 왔고 이러면 죽겠다 싶어서 두만강을 건넜다”고 탈북 당시를 회상했다. B씨는 오랜 기간 중국에 불법 체류하다가 한국행을 택했다. 그는 “먹고살기가 힘들어서 꽃제비 생활도 해봤다”면서 “한국은 정말 괜찮은 나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응한 3명 모두 중국에 3~19년 머무르다가 올해 입국했다. 2014년 탈북한 30대 C씨는 “한국으로 오는 길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안 올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북송의 후과가 어떨지 몰라 한국행을 택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지, 탈북자들이 (한국에) 오길 원하지 않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하나원은 탈북민이 한국에 정착하기 전 12주간 사회적응 교육을 받는 곳이다. 안성 본원에 여성, 강원도 화천 분원에 남성이 입소한다. 이날 기준으로 하나원에선 40여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하나원 교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직업훈련이다. 서정배 하나원장은 “하나원에 있는 동안 가장 중요한 것이 본인의 진로 선택”이라며 “탈북민들이 진로 검사와 상담을 많이 신청한다”고 설명했다. 하나원은 네일아트와 피부미용, 요양·간호, 한식 조리, 제과제빵, 봉제·수선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탈북민들에게 제공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탈북민 수가 줄어들어 이미 수료한 탈북민들의 심화 직업교육을 함께 진행 중이다.

탈북민들의 건강 회복도 하나원의 필수 역할이다. 하나원은 6개 진료과목에 25명의 의료인력을 가동하는 하나의원을 운영 중이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하나원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 탈북민 정착 지원과 보호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게 윤석열정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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