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기’ 주담대 시대… 내집마련 앞당길까, 은행 배불릴까

임송수 2023. 7. 11.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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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 만기가 '반백년'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5일 시중은행 최초로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인 채움고정금리모기지론(혼합형)을 출시했다.

시중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이 늘어나면서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금융상품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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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 확대로 대출 여력 10% 이상 ↑
역전세 집주인 수요 잡기 분석도
특례보금자리론 매력 상대적 반감
게티이미지뱅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 만기가 ‘반백년’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NH농협은행에 이어 하나은행까지 시중은행이 만기를 파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은행의 만기 확대 영향으로 정책금융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의 매력은 떨어지고 있다. 만기 확대로 인해 대출 한도가 확대되는 이점이 있지만 이자 부담이 더 불어나게 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5일 시중은행 최초로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인 채움고정금리모기지론(혼합형)을 출시했다. 최초 5년간 대출금리가 고정되고 나머지 기간은 변동금리가 적용된다. 금리 상승기 고객의 이자 부담을 완화하고 안정적 부채 상환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하나은행도 지난 7일부터 하나원큐아파트론, 하나혼합금리모기지론 등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올해 초엔 은행권 최초로 Sh수협은행이 Sh으뜸모기지론, 바다사랑대출에 대한 최장 만기를 기존 40년에서 50년으로 연장했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DGB대구은행이 지난달 30일부터 주담대 상품의 만기를 기존 10년 이상 최장 40년 이내에서 10년 이상 최장 50년 이내로 변경했다. 다른 은행들도 주담대 만기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이 주담대 최장 만기를 50년까지 늘리는 건 대출 수요를 끌어오기 위해서다. 만기가 길어지면 대출자가 매달 내야 하는 원리금이 줄어들면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따른 대출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난다. 연봉이 5000만원인 직장인이 신용대출 등 다른 대출이 없는 상황에서 연 4%,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주담대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만기가 40년일 경우 최대 약 4억44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그러나 만기가 50년이면 주담대 한도는 약 5억원까지 늘어난다. 대출 여력이 10%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특히 최근 ‘역전세난’ 해소 차원에서 정부의 대출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집주인의 대출 수요를 끌어오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이달 말부터 전세보증금 반환을 전제로 기존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를 총부채상환비율(DTI) 60%로 1년간 한시 완화할 계획이다.

시중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이 늘어나면서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금융상품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DSR 규제에서 제외되는 데다 시중은행 상품보다 만기도 길고 중도상환수수료도 없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시중금리 하락 영향으로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 매력이 크지 않은 데다 만기가 길다는 장점마저 내세우기 어려워졌다.

다만 대출자 입장에서는 시중은행의 만기 확대는 곧 이자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상환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대출자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액은 불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역전세 우려가 있는 집주인으로선 추가 대출이 절실하지만 일반 차주들의 경우 만기 확대가 반드시 채무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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