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천상의 어전회의

2023. 7. 1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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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운명을 결정할 국제회의들이 잇달아 열리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운명이 알지 못하는 회의에서 결정되는 것에 절망한다.

그 회의에서 어떤 제왕을 몽둥이로 쓸까 어떤 장군을 졸로 쓸까 결정한다.

한반도의 운명과 7000만 민족의 미래는 천상의 어전회의에서의 결정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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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운명을 결정할 국제회의들이 잇달아 열리고 있다. 정상들이 모여 평화의 악수를 교환하지만 이면에 어떤 합의가 있었는지 알 길이 없다. 각 정상이 자기 정권의 안위와 다가올 선거를 위해 유리한 결정을 내리면서 이를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다. 우리 운명의 주도권을 우리가 행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조마조마 불안한 마음으로 뉴스를 본다.

각 집단의 이너서클에서 어떤 논의가 오가는지를 안다면 사람들은 아마 불안해서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유력 정치인과 기업가와 언론인의 룸살롱 미팅에서 기득권의 이익을 조정하는 은밀한 거래가 이뤄진다. 경영권과 지분을 위한 대기업 미래전략실 회의에서 노동자의 삶 따위는 안중에 없다. 신입사원을 뽑는 채용 위원회에서 유력 인사의 자제를 위해 순위가 조정되고, 인사위원회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승진에서 누락된다. 우리는 우리의 운명이 알지 못하는 회의에서 결정되는 것에 절망한다. 과연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는 이가 누구인가.

눈을 감자 천상의 어전회의 장면이 눈앞에 차르르 펼쳐진다. 왕이신 하나님께서 높은 보좌에 앉아서 회의를 주재하신다. 천사들이 좌우에 줄지어 서 있고 때로 마귀도 참고인으로 출석한다. 회의에서 결정된 것을 신속하게 시행하기 위해 케루빔이 대기하고, 사람과 하나님 사이를 오가는 세라핌의 무리도 시위하고 있다.

강대국 지도자들이 전략을 모의할 때 천상에서도 어전회의가 열린다. 지상에서 병력의 배치와 진군의 시간을 의논할 때 천상에서는 그 전쟁을 통해 어떤 악인을 징벌할까 의논한다. 지상의 회의에서 가짜 현인과 예언자들이 그럴듯한 요설과 가짜 뉴스를 늘어놓는 것은 천상 회의에서 보낸 거짓의 영이 그 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 회의에서 어떤 제왕을 몽둥이로 쓸까 어떤 장군을 졸로 쓸까 결정한다. 서슬 퍼런 독재자도 그 회의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 그날로 끝이다.

그 회의에서는 놀랍게도 낮은 사람들의 소리가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탄식 섞인 기도를 세라핌이 향로에 받들어 하나님에게 올리면 하나님은 그 기도들을 하나씩 펼쳐보신다. 어느 전장에서 의미 없이 죽어간 젊은 병사의 외마디 비명, 장시간 노역에 시달리는 플랫폼 노동자의 신음, 산업현장에서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울부짖음, 권력자에게 당한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호소, 하나님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회의하는 의인들의 항변. 이 소리는 낮에는 권력자를 위한 찬가에 묻혀 들리지 않지만 밤이 되면 보랏빛 연기처럼 여기저기서 스멀스멀 기어 나와 한데 엮여 하늘로 올라간다.

나는 믿는다. 한반도의 운명과 7000만 민족의 미래는 천상의 어전회의에서의 결정에 달렸다. 전능하고 정의로운 하나님이 결정하신다. 그 회의에서 정해진 것은 변개함이 없고 선포된 말씀은 반드시 이뤄진다. 각국 정상과 참모들의 머리 위에서는 탐욕과 분열의 영들이 미친 듯이 날뛰고 있지만 사실 그 영들은 하나님이 부리는 영들이다.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은 그 매혹적이면서도 무서운 장면에 압도되기 마련이다. 그 영광 앞에서 제후의 궁정과 오벌 오피스와 G7 회의장도 모두 아이들의 소꿉놀이처럼 보인다. 거기서 들은 진리가 너무 확실해 모든 권력자의 포고령과 석학의 이론들이 초등학생의 낙서에 불과하다. 그 회의 장면을 본 사람은 더 이상 불안하지 않다. 우리 운명이 허약한 정신을 가진 독재자에 달린 것이 아니라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는 예배 시간에 천상의 어전회의를 엿본다. 예배드리는 자들의 영이 잠시 천상으로 끌어올려진다.

장동민 백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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