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또 일본 집단 원정…당내 “167석을 장외투쟁에만 써”

이영희, 위문희 2023. 7. 11.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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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의원들로 구성된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국회의원단’이 10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총리 관저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정오 일본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관저 앞. ‘모두의 바다를 함께 지키자’라는 문구가 적힌 파란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국회의원 10명이 버스에서 내려 플래카드를 길게 펼쳐들었다. 이날 오전 하네다공항으로 입국한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국회의원단’ 일행이다.

민주당 김승남·박범계·양이원영·위성곤·유정주·윤재갑·이용빈·주철현, 무소속 양정숙·윤미향 의원 등은 일본 반원전 단체인 ‘사요나라 원전’ ‘평화포럼’ 등과 함께 항의 집회를 열었다. 지난 4월에 이은 두 번째 방일 시위다. 당초 의원단을 이끌기로 했던 안민석 의원은 손목을 다쳐 불참했다고 의원단은 전했다.

집회에서 주철현 의원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는 일본을 넘어 전 세계 바다를 오염시키는 반세계적이고 반인륜적인 행위”라며 “유엔 해양법협약과 같은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 핵폐기물을 바다에 갖다 버리는 것은 세계 최초”라며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그동안의 핵폐기물 바다 유입을 세계인들에게 사죄하고, 장기간에 걸친 다량의 핵오염수 해양투기 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행한 어민대표 양원택씨도 집회에서 “핵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한다는 소문만으로도 대한민국 수산업은 커다란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모두의 바다를 훼손하는 핵오염수 해양투기, 일본 정부는 즉각 철회하라!”는 구호도 외쳤다. 이날 원정시위는 낮 최고기온이 37.8도까지 올라 일본에서 올 들어 첫 열사병 경계 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이뤄졌다. 총리 관저에는 평소보다 많은 경찰도 배치됐다. 현장에서 한 일본인 남성이 “후쿠시마에 대한 차별과 유언비어를 조장한다”며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후 일본 참의원 의원회관 앞으로 자리를 옮겨 연좌농성도 벌였다. 의사 출신인 이용빈 의원은 “의사이자 과학자로서 내부 피폭에 대한 위험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일본 정부의 핵오염수 해양투기에 결사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의원단은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AR)를 방문해 항의 서한도 전달했다.

의원단은 11일엔 중의원 1석, 참의원 2석을 보유한 일본 사회민주당 의원단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당내에선 장외투쟁 올인 기조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7월 한 달간 전국 순회 규탄대회와 철야농성(6~7일),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성토(9일)에 이어 원정시위(10~12일)까지 대책 없는 투쟁만으론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한 재선 의원은 “167석 의석을 장외 투쟁에만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위문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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