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투기는 재난” 野의원 10명, 日총리 관저 앞 시위

민주·무소속 10명 3일간 원정시위
국내선 ‘랩핑 버스’ 활용해 여론전
국힘 “한심한 국격훼손 즉각 중단”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양이원영 이용빈 김승남 유정주 의원(앞줄 왼쪽부터) 등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국회의원단’이 10일 일본 도쿄의 총리 관저 앞에서 ‘후쿠시마를 잊지 말라’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지 말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본을 찾은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10명이 10일 도쿄의 총리 관저 앞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의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민주당 김승남 박범계 양이원영 위성곤 유정주 윤재갑 이용빈 주철현 의원과 무소속 양정숙 윤미향 의원은 이날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국회의원단’이란 이름으로 2박3일간의 방일 일정을 시작했다. 민주당 농어민위원회 위원들과 어민들도 동행했다. 의원단은 출국에 앞서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투기는 다시 돌이킬 수 없는 행위고, 해양 오염은 전 인류에게 영향을 미치는 재난”이라며 “안전성이 담보될 때까지 최대한 방류를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일 첫 일정인 총리 관저 앞 집회에서 주철현 의원은 “오염수 해양 투기는 전 세계 바다를 오염시키는 반세계적, 반인륜적 행위”라고 규탄했다. 주 의원은 또 “사고 핵폐기물을 공해에 갖다 버리는 건 일본이 최초가 될 것”이라며 “원전 사고로 인한 고준위 핵폐기물의 바다 유입을 세계에 사죄하고, 장기간에 걸친 다량의 핵오염수 해양 투기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의원단은 일본어로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지 말라’고 쓴 팻말과 ‘모두의 바다를 함께 지키자’는 문구가 적힌 깃발을 들고 집회에 나섰다. 이어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를 방문해 항의 서한을 전달했고, 일본 국회 앞에서 연좌 농성도 펼쳤다.

의원단은 11일에는 일본 내 오염수 방류 반대 그룹인 ‘원전제로 재생에너지 100 의원 모임’을 만나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원전 반대 시민단체 등과 연대 집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12일에는 외신 대상 기자회견을 연 뒤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도보 행진에 나설 계획이다.

민주당은 국내에선 오염수의 위험성에 관한 내용을 전면에 부착한 ‘랩핑 버스’를 활용해 여론전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번 주는 전남, 다음 주는 부산·영남 등 주로 바닷가 인접 지역을 랩핑 버스가 돌면서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대 여론을 상기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야당 의원단의 방일을 강하게 비난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당리당략 때문에 국제적 망신을 자초해 장기적으로 국익을 해치고 있으니 한심하기 그지없다”며 “제발 정신 차리기를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전주혜 원내대변인도 “국격을 훼손하는 정치적 선전·선동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한편 일본 교도통신은 중국이 오는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의장 성명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자고 ARF 회원국들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중국이 오염수 방류를 우려하는 아세안 국가 및 주변 섬나라와 함께 대일 압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신용일 박성영 기자 mrmonster@kmib.co.kr